비트코인 뚫는다는 '양자'에 한국도 미국도 '주가 들썩'
18일 코스닥시장에서 양자암호 관련주인 한국첨단소재가 상한가에 마감했다. 한국첨단소재는 양자암호 통신 관련 사업을 벌이는 업체로 양자정보 전달용 유무선 중계기, 양자메모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양자보안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아이윈플러스와 아이씨티케이도 각각 18% 대로 올랐다. 전날엔 양자 암호화 관련 기업 엑스게이트가 주가 급등에 따른 투자 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들에 매수세가 쏠린 데 이어 국내에서도 양자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뉴욕증시에서 간밤 양자컴퓨터 관련주들인 퀀텀컴퓨팅과 리게티컴퓨팅이 각각 51.53%, 32.03% 급등했다. 과거 한국인이 경영진에 포함돼 주목을 받았던 양자컴퓨터 업체 아이온큐도 4% 대 올랐다.
양자 관련주들이 주목을 받은 것은 구글이 최근 선보인 양자컴퓨터 관련 소식에 힘입은 것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24제곱)년 걸리는 문제를 5분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17일(현지시간) 195.42달러로 마감해 9일(175달러) 대비 11% 상승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빅테크(대형 기술주)가 양자컴퓨터 이슈로 상승하자 그보다 시가총액이 소규모인 양자 관련 기업들에 순차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양자 관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 관련 ETF(상장지수펀드)까지 출시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전날 상장한 'KOSEF 미국 양자컴퓨팅'은 양자컴퓨터 관련주 대표주자격인 아이온큐와 함께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등이 포함됐다.
시장 일각에선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AI 관련주가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양자 관련주가 증시의 새로운 대세 테마가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암호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가상자산 시세도 일시적으로 흔들렸을 정도다. 암호학 뿐 아니라 금융, 약물개발 등에까지 광범위한 발전을 촉발할 기술로도 평가된다. 다만 양자 관련주 랠리가 테마주 열풍의 일환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가상자산 암호 무력화를 비롯한 양자 관련 기술들은 아직 개발단계에 놓인 기술들이고 실현까지 거리가 멀다는 시각에 따른 것이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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