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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금리 내리게 하겠다” 발언에 뉴욕증시 상승…다우존스 0.92%↑[데일리국제금융시장]

S&P500 0.53%↑, 나스닥 0.22%↑
트럼프 다보스서 “금리·유가 내리게할 것”
유가·금리 인하 기대감에 美2년물 금리 하락
WTI배럴당 1% 내린 74.6달러···5일재 하락
비트코인 10만3000달러 대 ···1% 내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와 유가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발언하면서 뉴욕증시가 상승하고 유가가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결정에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발언이지만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저금리·저유가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쪽으로 긍정적인 의미 부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08.34포인트(+0.92%) 오른 4만4565.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2.34포인트(+0.53%) 상승한 6118.7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4.34포인트(+0.22%) 상승한 2만53.68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연설에서 “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야 한다. 우리를 따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 발언은 연준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라기 보다 저금리 환경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하는 정도로 받아들였다. 블루칩데일리트렌드레포트의 전략가인 래리 텐타랠리는 “그는 실제로 금리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시장은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며 “트럼프 정책이 어떻게 될지 시장은 좋아하는 듯 하니, 앞으로 후속조치가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시장은 대통령의 발언에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우선 장기물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6bp 오른 4.636%를 기록했다. 만약 대통령의 연준 개입이 가시화하고 관세 정책이 시행된다면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일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준금리 변동 가능성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84%에 거래됐다. 이는 이날 유가가 하락하면서 단기 물가 부담이 감소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발언의 영향으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82달러(1.09%) 하락한 배럴당 74.6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도 전장보다 0.71달러(0.90%) 떨어진 배럴당 78.29달러에 마무리됐다. WTI는 5거래일, 브렌트유는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1월 18일로 끝난 주에 22만3000건으로 직전주보다 6000건 늘어났다. 이는 12월 첫째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전반의 변화라기 보다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인한 여파로 보고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만1000건으로 2년 래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 2년간의 평균건수보다 50% 급등한 수준이라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받는 근로자 수는 189만9000명으로 직전주보다 4만6000건 늘어났다.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프란테모란파이낸셜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짐 베어드는 “해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경제가 흔들릴 조짐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설계업체 암 홀딩스가 7.43% 내렸다. 암은 소프트뱅크와 오라클 등이 미국에 5000억 달러 규모의 AI인프라를 투자한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기술 파트너로 지명되면서 전날 16% 상승했다가 이날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업체들의 자금 동원 능력에 의구심을 표한 영향이다. 엔비디아는 전날 4.4% 상승에 이어 오늘 0.1% 상승했지만 스타게이트에 따른 상승 동력은 약해진 분위기다. 오라클은 1.22% 상승했다. BCA리서츠의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인 아이린 툰켈은 “AI에 대해 약간 회의적인 날도 있고, 기대되는 날도 있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AI는 시장을 이끄는 매우 강력한 힘”이라고 말했다. 비디오게임 업체인 일렉트로닉아츠(EA)의 주가는 16.7% 급락했다. 축구 게임의 실적이 저조할 것이란 회사 측의 전망 때문이다.

가상자산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 마감 시간 전 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 하락한 10만32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는 0.5% 내린 3246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증시 마감을 앞두고 가상자산 실무그룹을 신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비트코인 가격 흐름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김흥록 특파원(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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