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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테슬라…3개월간 5000억 쏟아부은 투자자들 '벌벌'

테슬라 주가 고점 대비 반토막
기초자산 ELS 일부 손실 구간 진입
주가 반등하지 않으면 원금 회수 어려울 수도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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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후진하면서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난 탓에 ELS 녹인 배리어(원금손실 한계선)까지 다다라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실적이 당분간 부진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의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테슬라 ELS, 손실 구간 진입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인 MY ELS 5402호, 5408호, 5378호가 얼리엔드(Early End) 배리어를 터치했다고 공지했다.

세 상품 모두 아직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ELS 투자자들은 1차 조기상환평가일이 있는 6~7월 테슬라 주가가 300달러선을 밑돌면 3차 조기상환평가일(2026년 6~7월)까지 상환 여부를 기다려야 한다.

ELS는 통상 만기 3년 상품으로 발행되는데, 최초 발행 시점부터 6개월이 지날 때마다 조기 상환 평가를 진행한다. 이때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치를 밑돌면 조기 상환은 이뤄지지 않고 6개월 뒤 다시 상환 여부를 가늠한다. 기준치와 만기, 조기 상환 기준일은 상품마다 다르다.

유안타증권뿐 아니라 하나증권도 지난주 16525회, 16557회, 16043회 등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 3개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도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10여 개 상품이 손실구간에 들어섰다. 신영증권의 경우 지난해 12월 발행한 플랜업 ELS 12220회가 손실구간에 있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7일 한화스마트 ELS 9316호, 9308호, 9312호, 9318호 등이 리자드 배리어(기준가의 65%)를 터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리자드 조기상환은 불가능하게 됐다.
세 달간 테슬라 공모 ELS 5030억어치 팔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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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8일 테슬라는 488.54달러로 고점을 경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합류하며 기대감이 컸다. 이 때문에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도 줄줄이 출시됐다. 최근 3개월간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 ELS의 발행 규모는 5030억원에 달한다. 해외 개별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현재 주가(10일 종가 기준)는 222.15달러로 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특히 간밤에는 하루에 15%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303억달러(약 190조2000억원) 증발했다. 관세 전쟁·경기 침체 우려로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테슬라의 낙폭은 유독 컸다. 현재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전인 작년 10월 중순의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테슬라, 판매 실적 부진…일론 머스크 CEO 반대 시위도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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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진 배경으로는 우선 저조한 판매량이 꼽힌다.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지난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작년 대비 약 70% 급감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 공장의 테슬라 출하량은 49% 감소해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판매량 감소를 반영해 UBS그룹과 로버트 W. 베어드 앤드 컴퍼니는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실적 예상치를 내려 잡았다. UBS는 "테슬라 모델 Y의 신형 출시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주문이 다소 주춤한 상태"라며 1분기 판매량 추정치를 이전보다 16% 낮춘 36만7000대로 예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을 반대하는 시위도 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테슬라 신차들이 보관돼 있던 시애틀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한꺼번에 불타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테슬라, 150달러만 지켜다오"…ELS 원금 손실 벌어질까
단기 주가 전망과 달리 만기가 아직 많이 남은 ELS 상품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홍콩 ELS 사태 후 증권사들은 ELS의 녹인 구간을 낮춰잡고 있다. 일부 초고위험 상품을 제외한 테슬라 ELS의 녹인 구간은 대부분 기준가의 25~40%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다수 상품은 테슬라 주가가 150달러선까지 밀리지 않으면 만기에 환급받을 수 있는 구조란 분석이다.

예를 들어 유안타증권의 MY ELS 5378호의 녹인 구간은 147.371달러다. 조기상환가격을 한 번도 웃돌지 못한 채 만기(2027년 12월 20일)가 다가오더라도 주가가 147.371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연 10.2%의 이익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한 번이라도 주가가 147.371달러를 밑돌면 만기수익률(기준가와 비교하면 만기일 주가 수익률)로 상환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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