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주식 부호 1위' 에이피알 김병훈, 8000억 돈방석 어떻게 올랐나
변동성 높던 흐름 딛고 배당 가능성도↑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오른쪽 위 사진)는 최근 에이피알 주가 상승 흐름과 그의 높은 최대주주 지분이 맞물려 30대 주식 부호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이피알, 더팩트 DB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오른쪽 위 사진)는 최근 에이피알 주가 상승 흐름과 그의 높은 최대주주 지분이 맞물려 30대 주식 부호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이피알, 더팩트 DB
김병훈(37) 에이피알 대표는 지난해 2월 27일 에이피알이 상장하자마자 차세대 주식 부호로 주목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 기업을 창업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까지 이뤄낸 개인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기관 수요예측을 걸친 공모가가 고가인 25만원으로 책정받으면서 기업 가치도 인정받은 결과다.
만 1년이 지난 현재 김 대표는 코스피 시장 내 30대 주식부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식 가치는 무려 8000억원(우호지분 포함)을 넘는다. 뷰티·패션업계에서 이미 그가 차지하던 영향력에 더해 상장 후 주춤했던 주가 흐름마저 개선되면서 주식 부호 타이틀 존재감도 크기를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2.35% 오른 6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액면분할 후 5만원) 대비 30.6% 높고 연중 최저가인 지난해 8월 5일(3만8380원) 대비 70.14%, 최근 한 달 기준으로도 26.79% 올라와 있는 상승 흐름이다.
김 대표의 주식 가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에이피알 개인 지분 32.10%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로 신재하 에이피알코퍼레이션 부사장(1.23%), 임윤지 이사(0.03%), 정재훈 상무이사(1500주) 등 현 경영진과 함께 우호지분 33.36%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 주식 가치 전날 종가 기준 무려 7806억원, 우호지분을 더하면 8112억원까지 올라간다.
1988년생인 김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 전공 후 미국 교환학생 시절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광고 사업 아이템을 구상해 2014년 뷰티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론칭을 시작으로 에이피알을 설립했다. 이후 피부 관리와 홈 케어 시장을 겨냥한 코스메틱 브랜드 '메디큐브'를 통해 존재감을 알렸고 패션 브랜드 '널디', 포토부스 브랜드 '포토 그레이' 등 다양한 사업군에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어릴 적 구상은 시장에서 통하는 모양새다. 자체적인 글로벌 소비자직거래 유통망 구축을 통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 선점을 통한 뷰티 패러다임 선도 등 그가 지난해 상장 간담회에서 밝힌 청사진이 기업 가치 제고는 물론 높은 주식 가치로 연결되고 있다. 당시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는 "에이피알의 기술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알아 봐주신 많은 기관 투자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투자자들께 선보인 중장기적 비전 실현에 힘쓰고 진화된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 에이피알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가 지난해 2월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윤정원 기자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가 지난해 2월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윤정원 기자
◆ 마냥 웃기 어렵던 주가 흐름, 상장 2년 만에 빛보나
그러나 김 대표와 에이피알이 상장 직후부터 부호 반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아니다. 김 대표의 에이피알 보유 지분은 상장 후 바뀌지 않았으나 주가는 연고점과 연저점에 대한 괴리감이 5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는 흐름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피알은 같은 해 6월 뷰티산업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따라 최고 8만1900원까지 올랐다. 다만 고점을 기록한 직후 상장 보호예수기간, 미확약 물량이 풀리면서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했고 미국발 글로벌 증시 폭락 여파에 따른 국내 증시 급락세가 뷰티산업에 대한 기대감마저 지우면서 고점 대비 불과 두 달 만에 3만원대까지 주가가 급락했다.
이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책과 5대 1 액면분할까지 단행하면서 주가를 다시 공모가(액면분할 후 5만원) 수준까지 소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반년째 횡보하는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에이피알이 주가 방어를 위한 수단을 총동원했으나 주가 흐름이 양호하지 못하면서 상장 당시 주목받던 성장 동력 확인도 어렵다는 악평도 나왔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에는 다시 4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는 등 골짜기의 깊이도 깊어졌다.
김 대표의 주식 가치 역시 이 기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상장 당시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고 5000억원대에서 출발한 김 대표의 주식 가치는 에이피알 주가가 힘을 내지 못할 때 3000~4000억원대까지 떨어져서다. 그러다 이달 들어 다시 에이피알 주가가 6만원대까지 주가가 오르자 8000억원을 넘보는 주식 부호로 다시 주목을 받는 시점이다.
에이피알의 최근 주가 흐름이 개선된 배경으로는 지난해 기록한 호실적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과 시너지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불러 모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도 그럴 것이, 에이피알은 상장 후 저조한 주가 흐름에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신규 상장사 중 한 곳으로 불렸다. 지난해 6월 발표한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올해 1월 소각을 통해 잠재적 매도 물량을 줄였고, 최근 다시 300억원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주주 가치 제고에 힘을 쓰고 있다.
배당에 대한 가능성도 키우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말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하면서 연결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매년 배당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지난해 매출 7228억원, 영업이익 1227억원 등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당기순이익도 1000억원(1062억원)을 넘겼다. 에이피알이 주주와 약속만 지킨다면 주주들은 배당총액은 250억원 이상을 기대해볼 수 있는 수치다. 동시에 배당이 이뤄진다면 30% 넘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 대표의 주머니는 더욱 두둑해질 것으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그간 주가 변동 폭이 워낙 컸고 안정기에 접어든 시기로 판단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배당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주가가 좋지 않았을 시기에 주주환원이나 액면분할 등 주가 방어에 안간힘을 쓴 결과들이 지난해 호실적과 맞물려 주가 상승으로 발현되고 있다. 올해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주주 친화적인 경영 방침을 이어간다면 주가 흐름은 더욱 양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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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림(2kun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