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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랠리’ 나도 타볼까 했더니…비트코인·테슬라 ‘휘청’

금리인하 불투명해 지자 ‘트럼프 트레이드’ 주춤
국내 이차전지주도 휘청…코스피 장중 2400선 무너져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의 여파로 랠리(강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과 테슬라가 휘청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이 뉴욕증시에 찬물을 끼얹으면서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7% 내린 4만3750.8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60% 내린 5949.17, 나스닥지수는 0.64% 내린 1만9107.65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 행사에 참가해 “경제는 우리가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그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고 있다”며 “현재 강한 경제는 우리의 결정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견조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당장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파월 의장은 지적했다. 경제 성장은 지속적이고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며 인플레이션도 목표 2%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금리 인하 속도는 “미리 설정되어 있지 않다”며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현재 경제가 강세를 보이기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햇다.

또한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관련 연준의 목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분명치 않고, 정책 효과에 대해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다만 연방 정부의 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경로에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의 발언으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였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25%p(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전날 82%에서 62%로 내려갔다.

12월 금리 인하 전망이 불투명해진 영향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8만7000달러 대까지 내려왔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14일 오후 4시 18분(서부 시간 오후 1시 18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92% 내린 8만7683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사상 처음 9만3000달러 선을 돌파한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전날 고점보다 가격은 5000달러 이상 내렸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11월에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12월에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금리 인하 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심이 일반적으로 강화된다.

국내 증시도 하방 압력 커져…국내 이차전지주 낙폭↑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자자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 투자)도 힘을 잃는 모양새다.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지지자이자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는 5.77%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 역시 테슬라 주가의 낙폭을 키우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차전지주 관련 주들도 휘청거렸다. 전기차 세액공제가 폐지되면 전기차 판매가 감소돼 배터리 제조 업체 등 관련 산업 전반에 여파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5일 LG에너지솔루션(-12%), POSCO홀딩스(-10.4%), 삼성SDI(6.8%)를 비롯해 에코프로머티(-15%), 엘엔에프(-11%), 포스코퓨처엠(-9.5%), 에코프로비엠(-7.8%) 등이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다시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점도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한 때 코스피는 전장보다 23.57p(0.97%) 내린 2395.29를 기록했다. 지수가 장중 24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8월 5일(2386.96)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코스피가 급락한 바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보조금 폐지 가능성에 국내 이차전지주 부담이 불가피하고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언급한 파월 의장 발언도 부담이다”며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최근 달러 강세로 부담 높아진 외환시장 영향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팀에서 추진하는 세액공제 폐지가 현실화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화당 지역구와 경합주에서도 기존 대체에너지 보조금으로 경제 및 고용 창출의 효과를 누려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이즈가 계속 있을 뿐 실제 폐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이승훈(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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