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1조원어치 담았다"…서학개미, 지금이 기회 '줍줍'
중국의 고효율 AI(인공지능) 딥시크발 충격 속에서도 서학개미들은 AI 관련주 등을 대거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딥시크 덕에 AI칩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감이 일면서 딥시크발 충격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됐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주(1월30일∼2월6일) 기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외국 주식은 엔비디아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상장지수펀드)'로 집계됐다. 이들에 대한 순매수액은 각각 2억9700만달러와 2억6천만달러.
디렉시온 반도체 ETF는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증폭해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그 다음으로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2억1천900만달러), 엔비디아를 2배로 추종하는 펀드인 '그레나이트셰어즈 2.0X 롱 NVDA 데일리 ETF'(1억7천200만달러)순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디렉시온 ETF, 그레나이트셰어즈 ETF 등 미국 반도체 관련 3개 종목의 순매수액은 총 7억3천만달러로 한화로는 1조500억원 규모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개발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성능 메모리 등 AI 하드웨어가 '과잉 투자' 상태가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관련 반도체종목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은 충격 속에서도 이들 AI관련 반도체 기업들을 사들인 셈이다.
실제, 엔비디아는 지난 달 27일 하루에만 주가가 17% 급락해 시가총액 846조원이 사라졌고, 한국에서도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같은 달 31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줄줄이 떨어지며 증시가 하락세를 탔다.
특히, 딥시크 파문이 극심했던 지난달 24∼30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3억1천700만달러(4천614억원) 순매수 결제해 '반도체 낙관론'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개발진의 논문을 봐도 AI 성능 향상을 위해 높은 컴퓨팅 파워(전산 자원), 강력한 기반 모델, 거대 강화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되는 만큼 종전보다 '스케일링 법칙'(하드웨어 확대의 법칙)이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메타와 알파벳 등 미국 거대 AI 기업이 밝힌 올해 자본지출(Capex) 전망치가 시장 예상을 웃돈 것도 AI 투자 명분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딥시크와 같은 '가성비 AI'의 출현은 AI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져 GPU 수요 기반이 동시에 확장될 수 있다"며 현 딥시크 국면이 오히려 반도체 주식을 저가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경준 기자 jk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