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원 팔아치운 외국인, 은행株 '유턴'…밸류업 재점화 기대에 상승세
10% 내린 KRX 은행 지수, 3%대 상승…"밸류업 모멘텀 확대 기대"
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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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해 연말 계엄령 여파에 큰 폭으로 내렸던 은행주들이 새해 들어 반등 중이다. 한 달간 은행주를 6000억 원 넘게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잦아들었다. 증권가에선 은행주에 대한 주주환원 기대감이 여전히 높아 주가 반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올해 들어 3.59% 올랐다. 이 지수는 국내 은행지주, 지방은행 등 관련 상장 종목들 10개로 구성돼 있다.
개별 종목으로는 △KB금융(105560) 5.97% △신한지주(055550) 2.70% △하나금융(086790) 1.75% △우리금융(316140) 1.70% △기업은행(024110) 2.72% 등이 올랐다.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지주(138930) 6.79% △JB금융지주(175330) 10.51% △DGB금융지주(139130) 4.97%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은행주는 지난해 상반기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수혜로 급등했으나, 이후 하락 전환했다. 특히 계엄령 사태와 탄핵 정국을 겪으며 지난해 말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밸류업 정책 동력 약화 우려가 번진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수급 이탈과 환평가 손실 발생,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 등 다방면에서 은행주 악재로 여겨진다.
당시 KRX 은행 지수는 한 달 만에 9.50% 내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 달간 관련 종목들을 총 6682억 원가량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315억 원 수준으로 대폭 줄며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KB금융과 우리금융은 554억 원, 33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선 은행주가 상승세를 굳힐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3배까지 낮아져 우려 요인은 일정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현격히 약화하고 일부 순매수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순매도세가 일단락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금리가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상대적으로 금융주에는 우호적"이라며 "4분기 실적 및 연말 CET1 비율에 대한 우려도 2월 초에 시작될 어닝시즌을 전후로 완화되면서 밸류업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선제적인 손실 흡수력 제고를 통해 지속적인 증익 추세가 예상되며,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을 재차 가질 시기"라며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자본 비율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밸류업 공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희 기자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