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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원대→21만원선 탈환…3년 빙하기 끝에 볕드는 업종

최근 3년간 지속된 하락으로 소외받던 게임주가 다시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지부진한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투자자들의 근심이 옅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게임 업종의 전반적인 강세를 예상하면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8일 코스피 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6000원(2.7%) 하락한 21만8500원에 마무리했다. 이날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상승 흐름은 견조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5일 역대 고점(104만8000원) 대비 85% 하락한 15만6900원까지 터치하며 연중 최저가를 경신한 바 있는데, 이후 꾸준히 반등하며 21만원 선을 탈환했다. 연중 저가보다 39% 올랐다.

게임주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월 코스피에 입성한 새내기주 시프트업은 앞서 5만4600원까지 내렸었는데, 전날 14%대 급등해 다시 공모가(6만원)를 넘겼다. 8일 종가는 6만1100원이다. 그 밖에도 이날 펄어비스(1.4%), 크래프톤(2.2%), 넷마블(2.5%), 컴투스(1.1%), 웹젠(4.2%), 더블유게임즈(2.3%) 등 다수 게임주가 상승 마감했다.

업종 전반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건 주요 신작의 흥행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COVID-19) 당시 게임사들의 실적 고성장과 주가 급등세를 이끈 건 모바일 게임인데 이후 성장 둔화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모바일 게임의 성과와 출시가 부재한 데다 경쟁이 심화한 것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최근 PC·콘솔 중심 신작들의 약진이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1년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엔씨소프트 1년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엔씨소프트는 지난 1일 글로벌에서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가 양호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TL 동시접속자 수는 현재 약 20만명대(최고치 33만6000여명)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 혹평이 이어졌던 것과 달리 순항 중인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동접자 수가 증가할 여지가 남아있다며,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 중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단기 주가는 TL의 글로벌 성과 여부에 따라 변동이 예상되는데 현재 스팀에서 20만~30만의 동접을 보여주고 있으며 시장의 관심은 적지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첫 주말에 초기 동접자 수는 더 증가할 수 있어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달 증권사 3곳이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콘솔 게임 중에서는 네오위즈 'P의거짓', 펄어비스 '검은사막', 시프트업 '스텔라블레이드' 등이 글로벌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 있다. 양호한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사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거두고 있다"며 게임주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국내 게임사들의 성장과 업종 분위기 개선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일관되지만, 옥석 가리기가 필수라는 조언도 나온다. 게임주 중에서도 신작 흥행 가능성과 그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기업에 주목도를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산업은 출시되는 게임이 기업의 매출 및 주가를 결정짓는 흥행 산업"이라며 "게임 흥행 확률이 높은 회사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업종 내 최선호주로 크래프톤을 꼽았다. 이와 관련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고, 투자 여력도 충분해 '서브노티카 차기작' 등 대규모 게임도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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