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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전자·15만닉스 “싸게 살 기회” vs “나락行 시작”…엔비디아는 또 빠졌다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엔비디아 마이너스. 고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도 장담 못한다.”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 대), 14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14만원 대)면 들어간다. 실탄 장전.” (온라인 종목토론방)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세가 최근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AI 거품론’이 한 달 만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이자 시총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1.66% 내린 106.21달러(14만19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2% 이상 내린 채 출발했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한때 110달러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물이 다시 쏟아지며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2조6050억달러로 줄어들며 3조달러선과 더 멀어졌다.

이날 낙폭은 시가총액 1위 애플(-0.86%), 마이크로소프트(-0.13%), 알파벳(-0.50%), 아마존(-1.66), 메타(0.19%) 등 대표 빅테크(대형 기술주) 종목인 '매그니피센트 7(M7)' 중 가장 컸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는 내년 말부터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6인승 모델Y를 생산할 계획이라는 소식 등으로 4.18% 상승했다.

전날 엔비디아 주가는 경기 둔화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탓에 9.53% 급락했다. 미 정부가 엔비디아에 소환장(subpoena)을 보내 ‘반독점 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는 더욱 곤두박질쳤다. 이에 전날 하루에만 2789억달러(약 374조원)의 시장 가치가 증발했다.

에버코어웰스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커크브라이드 분석가는 “엔비디아 주가는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는 일정이 많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실적 발표가 끝났고 이번 달 많은 경제 지표가 발표될 예정인데, 그 전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주가 약세는 전날 국내 증시에도 고스란히 여파가 미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3.45% 내린 7만원으로 ‘7만전자’ 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장중 한때 6만9800원까지 내려서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 장중 ‘6만전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무려 8.02% 내린 15만48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3일 종가 16만8000원이었던 주가가 1만3500원이나 떨어지면서 ‘15만닉스’로 추락했다. 장중에는 9.15% 내린 15만29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들 업체 주가는 지난달 5일 ‘블랙먼데이’ 이후 한 달 만에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는 각각 7만1400원, 15만6100원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인공지능(AI) 고평가론이 재부각됐고, 엔비디아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로 인해 반도체 기술주 심리가 악화했다”고 말했다.

다만, 5일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속절없이 밀리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날 0.25% 상승했다는 점에서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AMD(2.87%)와 퀄컴(1.28%), 브로드컴(0.87%), 대만 TSMC(0.24%) 등에는 전날 급락세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기대한다”면서도 “금요일 고용 지표 발표와 외국인 수급 부재 영향으로 반등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국인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만 약 19조원 가까이 순매수했으나, 지난 4일 기준 약 12조원 선까지 순매수액이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 속에 각종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한껏 높아진 만큼 반도체주의 변동폭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AI 관련 빅테크 투자 의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AI 거품론’이 불거지긴 아직 시기상조란 지적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AI칩 제작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선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의 리더십이 확고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주가 낙폭이 과도한 측면도 분명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신동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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