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KB엔 못준다"… 미래에셋, 주식옵션 수수료 '최저가' 제시
미래에셋증권이 미국 주식옵션 거래 수수료를 내려 고객 확보에 나섰다./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미국 주식옵션 거래 수수료를 내려 고객 확보에 나섰다./사진=미래에셋증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미국 주식옵션거래 수수료 할인을 앞세워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특정 기간 계약당 거래 수수료를 1달러로 내린데 이어 KB증권이 0,99달러로 내리자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저가 수수료로 맞불을 놓은 것. 증권사들의 수수료 할인 경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3일)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주식옵션 거래서비스를 시작하며 해외선물 또는 해외옵션을 1계약 이상 계약하는 투자자들에게 미국 주식옵션 거래 수수료를 계약당 기존 7.50달러에서 0.89달러로 88% 할인한다.
수수료 할인을 앞세워 미국 주식과 해외선물·해외옵션 수요를 한 번에 끌어모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수수료 할인 경쟁에 불을 붙인 것 삼성증권이다. 올해 5월 삼성증권은 미국주식거래 옵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계약당 수수료로 1달러를 제시했다.
이후 지난 6월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1달러로 내린데 이어 8월엔 KB증권이 0.89달러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미국 주식옵션은 미국 개별 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를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콜옵션) 팔(풋옵션)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적은 금액으로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할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 가격 하락 위험을 분산(헤지)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서핵개미들은 투자자들에 미국 주식옵션이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미국 주식을 기초로 다양한 해외 투자전략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주식옵션은 2022년 5월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후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에서도 관련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해 9월엔 키움증권, 12월엔 NH투자증권이 시작했으며 올해 5월엔 삼성증권, 8월엔 KB증권, 9월엔 미래에셋증권이 개시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옵션 거래는 15만4145계약으로 집계돼 월간 거래량이 사상 처음으로 15만계약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거래량은 10만3000여계약에 불과했으나 9월과 10월, 2개월간 누적 거래량은 13만2000여계약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옵션 거래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금리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과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의 급등,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하는 국면이기 때문에 시장 전반은 물론 개별 주식의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에서 커버드콜(기초자산 매수와 동시에 콜옵션 매도) 전략을 활용한 ETF에 대해 경험을 하면서 미국 옵션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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