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 매력 여전하겠지만… 빅테크 보단 채권 비중 높여라[2025 설특집]
美 증시 ‘우상향’ 이어지겠지만
3년째 강세장…비중확대는 신중
인플레 압력에 채권금리 오를듯
韓 채권·美 증시‘5 대 5’분산을
자녀 세뱃돈 ETF 투자 권할만
자산가는 여전히 美 주식 선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자산시장이 요동치면서 ‘포모(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 현상’에 투자자들의 마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투자 기회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해 섣부른 낙관론보다는 적절한 투자 시기와 정확한 투자 상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설날을 맞아 ‘슈퍼리치’(Super rich·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을 굴리는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올해 어떤 투자 전략을 고객들과 공유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미 증시 매력에도 ‘3년 강세장’ 비중 줄일 때 = 23일 문화일보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PB들에게 올해 투자 시장에 대한 전망을 물어본 결과, 미국 증시의 경우 ‘우상향’하는 추세가 새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다만, 통상 미국 증시가 강세장 3년이 이어진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 비중 확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양은정 우리은행 투체어스W압구정 PB팀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명분이 점차 약해지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증시) 가격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주식 매수 접근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빅테크 줄이고 ‘채권’ 비중 높일 때 =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을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채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PB들은 입을 모았다.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져 채권 금리 상승(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에서다. 박주호 NHAll100 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투자가 처음이거나 보수적인 투자자는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일영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PWM한남동센터 팀장은 “미국 증시와 한국 채권을 단순히 50대 50으로 분산 투자해보는 것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뱃돈 받은 우리 아이, ETF 투자 습관 키워라 = 최근에는 투자 습관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부모들도 늘고 있다. 저학년 때까지 저축으로 돈을 모았다면, 이후에는 장기 투자를 통해 ‘시간의 마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지영 하나은행 잠원역지점 PB팀장은 “저도 3명 자녀를 키우는데 각각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ETF’를 활용해 용돈을 관리하고 있다”며 “투자 금액과 종목도 매번 상의하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자산가는 여전히 ‘주식>채권>대체 투자’ 선호 = PB들이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지만, 슈퍼리치들은 오히려 변동성을 더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손실 위험에도 당장 언급되는 트럼프 정부 정책 수혜 종목을 적극 매입해 향후 산업 활성화에 따른 이익을 누리겠다는 판단이다. 최정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자산가들은 올해도 미국 주식을 주목하고 있다”며 “금융업·반도체를 비롯해 에너지(감세 및 규제 완화), 전력 인프라업(제조업 부흥 정책), 우주항공업(동맹국 군사지원 감축), 첨단 기술업(미·중 패권 경쟁) 등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