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 코스피·코스닥 연초 수익률 '세계 1위'…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95포인트(p)(1.16%) 상승한 2521.05, 코스닥 지수는 1.34p(0.19%) 상승한 719.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95포인트(p)(1.16%) 상승한 2521.05, 코스닥 지수는 1.34p(0.19%) 상승한 719.63, 달러·원 환율은 1.5원 오른 145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5.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지난해 글로벌 주요 지수 중 수익률 꼴찌를 기록한 국내 증시가 연초들어 수익률 1, 2위를 기록하며 '꼴찌의 반란'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선방에 대해 지난해 국내외 불확실성 요인의 충격으로 인한 과매도와 반도체 충격 선반영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매력을 이유로 꼽았다.
코스피·코스닥, 美·日 등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아웃퍼폼'
1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코스닥은 지난 2일 개장 이후 연간 수익률 6.51%를 기록하며 글로벌 주요 증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코스피 역시 코스닥 다음으로 두번째로 높은 5.1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0.87%), 일본 닛케이(-0.64%), 대만 가권(1.62%), 홍콩 항셍지수(-3.16%) 등 글로벌 주요 지수들이 주춤하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2일을 제외한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코스피 상승세를 이끄는 건 돌아온 외국인이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에서 20조 3920억 원 순매도한 외국인은 올해 들어 1조 5939억 원 순매수 중이다.
반대로 개인은 올해 들어 1조 6730억 원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도 4194억 원 순매도 중이다.
이웅찬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연초부터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며 "지수 밸류에이션은 8배로 역사적 하단이었고, 원화가 큰 폭 약세를 보여 외국인 투자자에는 가격 매력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6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25.1.8/뉴스1 ⓒ News1 김도우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6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25.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단단해진 반도체株…삼성전자, 4분기 잠정실적 '쇼크'에도 주가↑
코스피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종목의 강세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들어 6.05% 상승했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000660)는 무려 18.35% 올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반도체 수출이 11월보다 나아졌으며, 한국 IT 업황을 선제적으로 알려주는 미국 ISM 제조업 PMI도 반등했다"며 "글로벌 달러화 약세로 원화 가치 하락이 제한된 가운데, 매년 IT산업에 큰 모멘텀을 가져오는 CES 2025가 낙관심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실적 부진 우려와 악재가 과매도로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시장전망치(7조 7000억 원)를 하회하는 6조 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3% 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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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확실한 추세 반등은 아직…모멘텀 있는 업종별로 대응 추천"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지난해 하반기 조정을 거치며 하단이 단단해진 만큼, 지난해 연말같은 하락 추세는 멈출 거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중국 양회 전후 정책 무게 중심 이동을 확인한 뒤 회복 채널에 복귀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올해 1분기 증시 수익률은 시장금리 상승, 트럼프 정부출범에 따라 속도 조절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웅찬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하단에 있는 한국 증시가 더 빠지긴 어렵다"면서도 "아직은 주도 업종을 찾기보다는 지수 움직임을 따라가는 구간으로, 모멘텀이 있는 업종 중에서 순환매가 나타나면 짧게짧게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추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여기서 얼마나 더 나빠지겠냐'로 무게 중심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제대로 된 추세 반등을 위한 '앞으로 얼마나 더 좋아질까'라는 인식은 수출, 이익성장률 둔화가 종료되고 업사이클로 가는 구간에서 나올 수 있어 시간은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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