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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또 팔았나…실적 우려 깊어진 애플 4% 급락 [글로벌마켓 A/S]

미국 뉴욕 주식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은 4% 넘게 내리는 등 대형 기술주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 10일 대만 TF인터내셔널의 궈밍치 애널리스트가 올해 아이폰16의 생산량 축소 가능성을 전망한 뒤 시장의 우려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현지시간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요 3대 지수는 전날 상승분을 되돌리며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주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는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57포인트 0.21% 내린 5,937.34, 애플과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가 포지한 나스닥은 172.94포인트, 0.89% 내린 1만 9,338.2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이날 유나이티드헬스의 실적 부진 영향에 68.42포인트, 0.16% 내린 4만 3,153.13에 그쳤다.

하루 전 소비자물가지수 둔화로 인한 연준(Fed)의 금리인하 기대는 다소 약해졌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증가해 월가 예상치인 0.6%를 밑돌았다. 자동차 판매와 건축자재 등의 소비가 줄었지만, 연말 소비시즌의 취미 용품 등의 매출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제유가 반등에 주유소 휘발유 매출이 1.5% 뛰었다. 이로 인해 소매판매는 4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미국의 강한 성장 추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올해 첫 일주일간의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도 21만 7천건으로 역사상 저점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4주 이동평균이 보여주는 추세도 21만 2,750건으로 소폭 감소했고, 2주 이상 실업 상태에 놓인 인구를 보여주는 연속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85만 9천 건으로 예상치 187만 건보다 낮았다. 또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제도가 매월 집계한미 북동부 제조업 지수는 44.3으로 급등했다. 지난 12월 -10.9와 예상치 -5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고치다. 미 제조업체들은 고용을 소폭 늘리면서도 업황에 대해 절반이상의 기업들이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던 제조업황이 반등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연준 내에서 대표적 매파였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금리인하에 대한 예상 밖의 발언을 이어갔지만 시장의 하락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월러 이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지금과 같은 경로를 지킨다면 상반기에도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3월 인하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인플레이션이 더 하락하면 이른 시점의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준 위원의 이러한 발언에도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5월 추가 인하 기대치가 55.7%로 전날에 비해 약 2%포인트 증가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8bp 하락해 4.615%를 기록했고, 달러 인덱스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0.1% 내린 108.98로 약세를 이어갔다. 시장의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 가격만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4% 오른 트로이온스당 2,746.10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위탁반도체 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뉴욕 증시의 반도체 기업들의 움직임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TSMC는 4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39% 증가한 8,684억 6천만 대만 달러, 순이익은 전년보다 57% 증가한 3,746억 8천만 대만 달러를 기록했다. 고성능 컴퓨팅 기술에 대한 수요로 관련 매출이 53%로 전년대비 10% 포인트 이상 늘었다. 또한 설비 투자 규모를 예상보다 확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TSMC 예탁증서만 이날 3.99%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고,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1.96%, AMD -1.27% 등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날 반도체 장비주인 ASML이 3.3%,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4%대 상승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미 대형은행 실적은 이틀째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분기 순이자이익이 143억 6천만 달러로 예상치를 2억 달러 가량 웃돌았다. 소비자 금융 부문은 전년대비 3% 성장에 그쳤지만 자산관리와 투자은행 부문에서 각각 15%, 18% 성장을 보였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순매출액이 전년대비 26% 늘고 주식거래와 채권을 통한 매출액이 전년대비 각각 51%, 35% 증가했다. 골드만삭스에 이어 미 증시 활황과 기업 자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전망에 모건스탠리 주가는 4.03% 상승했다. 미 유통기업인 타겟은 지난 4분기 동일 매장 매출이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치를 높였으나, 주당순이익은 기존과 동일한 1.85달러에서 2.45달러로 유지해 0.96% 하락했다. 연말 할인과 프로모션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마진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미 상원 인준 청문에 나선 차기 재무장관 지명자인 스콧 베센트의 발언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지명자는 차기 행정부의 중요 과제 가운데 세제 감면의 연장을 꼽았다. 그는 “감세 연장 없다면 경제적 재앙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경제 문제는 세입 아닌 지출에서 발생한다”면서 향후 지출 축소 추진하는 트럼프 정부 기조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중국과의 무역 마찰을 예고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베센트는 “중국은 역사상 가장 불균형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공급망 보호와 AI 등 첨단 기술 보호를 위해 투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 수위가 유가를 의식해 완화적이었다고 보고 이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인준 청문회가 별다른 우려 없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은 차기 행정부 정책으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20일(현지시간) 정오 워싱턴DC에서 취임식을 갖고 2기 행정부 출범을 알릴 예정이다.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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