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쩐의 전쟁’ 7% 지분에 달렸다
법적분쟁 불씨… 장기전 가능성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진행해 온 주식공개매수가 14일 마무리된다. ‘쩐의 전쟁’ 양상으로 흘러온 경영권 분쟁에서 어느 쪽이든 약 7%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하는 것을 승패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어 조만간 공개될 양측의 공개매수 결과에 대한 재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MBK가 추진하는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공개매수는 주식시장 마감 시간에 맞춰 이날 오후 3시 30분 종료된다. 고려아연 최대 주주인 영풍과 MBK가 연합해 지난달 13일 공개매수를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영풍·MBK 측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3만 원에 최대 14.61%까지 사들이는 것이 목표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조를 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 측이 우호 지분 등을 합해 33.99%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를 포함한 영풍·MBK 측이 33.13%가량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추산돼 양측이 팽팽한 상황이다. 이 외에 고려아연 자사주가 2.4%, 국민연금 보유주는 7.83%, 해외 기관 투자자 등이 22%가량이다. 업계에서는 영풍·MBK 측이 7%가량을 확보하면 지분 과반 확보의 길이 열려 경영권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11일 고려아연 측이 자기주식취득(자사주 매입)을 위한 공개매수가격과 영풍정밀 공개매수가격을 각각 89만 원, 3만5000원으로 인상해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투자자들이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커졌다. 고려아연은 “국가의 비철금속 핵심 소재 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발전시킬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이 경영권만 빼앗아 헐값에 인수하려는 의도”라며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
다만 MBK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을 추가로 제기하는 등 법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도 존재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영풍·MBK 측이 한 자릿수대의 지분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양측 어디도 확실한 승리를 얻지 못할 경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까지 양측이 의결권 수 싸움을 벌이는 등 경영권 분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최지영 기자(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