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빌딩만 5000억 넘는데…" 저평가 받는 속옷 회사 정체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잠원동논현동 빌딩가치 5400억
빌딩가치 반영 신영와코루 PBR '0.1배'
이 기사는 01월 07일 16: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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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비너스'는 알죠."
코스피 상장사인 신영와코루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이 회사가 운영하는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 '비너스'를 모르는 여성도 드물다. 1990년대 '사랑의 비너스'라는 광고 로고송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은 800억원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영와코루가 보유한 서울 잠원동·사당동 빌딩의 시장가치만 5400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가치를 고려하면 회사 몸값이 극도로 저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고려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배 수준이라는 평가다.
7일 신영와코루는 유가증권시장에 2.59%(240원) 오른 95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8000원~1만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회사 시가총액은 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영와코루 '몸값'은 보유한 현금성자산보다도 적다. 지난해 9월 말 이 회사의 만기 1년 미만인 현금성자산(금융자산 등 포함)은 1090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9월 말 자본총계는 4098억원이다. 이날 시가총액으로 산출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배에 불과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0.87배)을 큰 폭 밑돈다.
여기에 보유한 빌딩의 시장가치를 반영하면 신영와코루의 저평가 수준은 한층 두드러진다. 신영와코루는 현재 서울 잠원동의 신영빌딩, 서울 논현동의 신영와코루빌딩, 대전의 신영와코루빌딩, 사당2동의 공장 등을 보유 중이다. 신영와코루는 지난해 9월 말 이들 빌딩의 장부가치를 956억원으로 산출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인근 시세를 반영한 이들 빌딩의 공정가치를 5440억원으로 평가했다. 보유한 빌딩을 팔아도 시가총액을 넘는 수준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들 빌딩의 공정가치를 반영하면 신영와코루의 자본총계는 8600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이 회사의 PBR은 0.1배 수준으로 집계된다. 그만큼 회사 가치가 극도로 저평가됐다는 평가가 많다.
신영와코루는 1968년 신영섬유로 출범한 회사로 여성 속옷 브랜드인 '비너스' 제품이 주력 상품이다. 1990년대 '사랑의 비너스'라는 광고 로고송으로 명성을 얻었다. 현재 매출의 상당액이 비너스 제품에서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말 누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605억원, 57억원을 거뒀다.
이 회사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받는 것은 저물어가는 사양 업종인 의류·섬유사업 회사라는 점이 꼽힌다. 여기에 투자자·시장과의 소통에 소홀한 것도 기업가치를 갉아 먹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20년 새 투자자 대상 공식 기업설명회(IR) 한 번도 열지도 않았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회사 IR 자료도 전무하다. 신영와코루를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없다. 그만큼 이 회사 종목보고서도 찾을 수 없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