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6033명·법인 3633개…총 체납액은 6조1896억원
국세청 “은닉 혐의 높은 체납자에 실거주지 수색 등 추진”
개그맨 이혁재 씨. [사진 이데일리 DB]
개그맨 이혁재 씨. [사진 이데일리 DB]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개그맨 출신 이혁재(51) 씨가 세금 2억원 이상을 체납해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7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 씨는 2021년 부가가치세 등 총 8건에 대해 2억2300만원을 체납했으며, 직업은 주식회사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의 출자자로 기재됐다. 또한 법인 명단에도 포함됐는데, 이 씨가 대표자로 있는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는 2021년 부가가치세 등 총 2건, 3억3000만 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이날 2억원 이상 국세를 1년 넘게 체납한 고액·상습체납자 9666명의 명단과 인적사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올해 신규 공개 대상자는 개인 6033명, 법인 3633개로 총 체납액은 6조1896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보다 체납자 수가 1700명 늘었고, 체납액도 1조583억원 증가한 수치다. 공개된 내용에는 성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과 납부 기한 등이 포함되며, 법인의 경우 대표자도 함께 공개된다.

개인 체납액 최고액은 불법 온라인 도박업체를 운영한 이현석(39) 씨로, 종합소득세 등 총 2136억원을 체납했다. 같은 업체 관계자인 김기영(47) 씨도 2134억원을 체납해 뒤를 이었다. 상위 10명 중 절반 이상이 불법 도박업체 관계자들로 확인되었다. 법인 체납액 1위는 부동산 임대업체 자이언트스트롱㈜으로, 법인세 등 444억원을 체납했다. 대표자는 일본인 와타나베 요이치 씨다. 그 뒤를 이어 주식회사 에프엑스시티플래티넘이 427억원, 주식회사 붉은악마가 396억원, 주식회사 에이치디로지스물류가 331억원을 체납했다.

베스트셀러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한 소설가 김진명(67) 씨도 종합소득세 등 28억9100만원을 체납해 명단에 포함됐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린 에드워드 권(권영민·53) 씨 역시 총 3억4300만 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체납자를 금액별로 보면 2억원 이상~5억원 미만 체납자가 7465명으로 전체의 77.2%를 차지했으며, 100억원 이상 체납자는 35명으로 전체의 0.4%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체납한 금액만 1조4203억원에 이른다. 체납자의 주된 거주지역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되었으며, 연령대별로는 50대가 가장 많았다.

국세청은 이번 명단 공개에 대해 “압류, 공매, 출국금지, 체납자료 제공 등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이들”이라며 “재산 은닉 혐의가 높은 체납자에 대해서는 실거주지 수색, 사해행위 취소 소송, 체납처분면탈범 고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은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윤형준(yoonbr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