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iM증권, 성과급 보상 체계 변경에 IB인력 줄이탈
사모사채 매입확약 위험값 산정…PF와 동일 체계로
"지급 주기는 늘리고 성과급 비율은 적어져"
"다른 중소형사 가는게 득" 채권 이어 기금부도 이탈
[이데일리 박정수 이용성 기자]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던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이 성과급 보상 체계를 변경, 투자은행(IB) 부문 인력 이탈이 본격화하고 있다. 채권 인력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인력 유출이 확대하는 모양새다.
성과급 지급 주기 늘리고 비율은 줄이고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지난달 성과급 지급 주기를 반기(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기업금융 영업 중 사모사채 매입확약을 위험 값으로 산정,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과 동일한 체계로 변경하며 성과급 비율도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 증권사는 연간 단위로 성과급을 지급하나 중소형사는 반기 또는 분기로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며 “iM증권의 경우 분기로 지급하다 7~8년 전 반기로 변경했고, 이번에 연간으로 바꿨다”고 했다.
그는 “금융당국에서 성과급 이연 지급을 권하면서 DGB금융지주에서 본부별로 성과급 체계를 점검한 것으로 안다”며 “당국의 권고 사항으로 강제성은 없으나 중소형사 중 iM증권이 처음으로 연간 단위로 바꿨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7개 증권사의 부동산PF 성과보수 지급 실태를 점검해온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 상당수 증권사가 지배구조 법규를 위반한 사실을 잠정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는 이연해야 하는 성과보수를 일시에 지급하거나, 최소 이연기간(3년) 또는 이연비율(40%)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금감원은 증권사의 단기 업적주의에 따른 과도한 리스크 추구를 차단하고, 장기 성과에 기반한 성과보수체계 확립을 유도하겠다고 한 바 있다.
iM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6개월 단위에서 1년 단위로 변경하라는 권고가 있었다”며 “그에 맞춰 부서별로 성과보수 체계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회사 조직구성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성과급 지급률이 과도한 부분들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실무자에 불리”…채권 이어 기금부도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iM증권 FI세일즈팀이 대거 이직한 것으로 전해진다. iM증권 채권부문은 채권I과 채권II, 2개 본부로 구성돼 있다. 채권I본부는 FI운용부와 FI세일즈부를, 채권II본부는 채권투자 1·2부와 운용부를 포함한다.
업계 관계자는 “IB에서는 팀 단위로 회사를 옮기다 보니 최근 FI세일즈팀 직원 7명가량이 한번에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안다”며 “본부 인원이 30명 수준으로 4분의 1이 그만둔 셈”이라고 말했다.
기업금융부에서도 잇달아 직원들이 이직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금융부에서 2명이 회사를 나갔다”며 “기업금융 딜 가운데 매입확약분을 위험 값으로 산정하면서 성과급 비율이 낮아지자 이직한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팔다가 안 팔릴 경우 사모사채를 발행해 매입해주는 게 확약”이라며 “무등급인 PF 부문과 신용등급이 있는 기업상품을 동일한 체계로 변경하면 기금부 실무자 입장에서 불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대형 증권사 실적연동 성과급(PSR)이 10% 안팎이라면 iM증권 기금부의 PSR은 30% 수준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iM증권 PSR이 높은 수준이나 중소형사도 통상적으로 PSR이 높다”며 “iM증권이 높은 PSR로 주요 IB 인력을 충원했던 만큼 그 비율이 낮아지자 이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M증권 관계자는 “성과급 보상 체계 변경으로 이해관계가 갈리는 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회사를 건실하게 만드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수(ppj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