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올해 866.57→847.49…개인 6조 순매수
삼성전자 12% 오른 반면 에코프로비엠 33%↓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올 들어 코스피가 8% 넘게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 지수는 2% 이상 뒷걸음질치면서 올해 코스닥 시장에 6조원이 넘는 금액을 쏟아부은 개인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대형주를 비롯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개미군단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지수는 866.57에서 847.49로 19.08포인트(2.20%) 하락했다. 지수는 연초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며 지난 2월 780선까지 밀려났지만 이후 강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3월 말에는 9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가파르게 하락세가 이어졌고 4월 중순에는 820선까지 후퇴하는 등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코스닥 지수의 부진이 더욱 뼈아픈 것은 올해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스피는 2660선에서 2860선까지 200포인트 가량 수직 상승했다. 연초 2420선까지 밀려나는 등 일부 부침이 있었지만 이후에는 계단식 상승이 이어지면서 연초 대비 8%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개인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 17조2859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6조2299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는 대형주보다는 개별 종목 장세 위주의 코스닥을 대거 사들이는 선택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특히 개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JYP Ent., 엔켐, HPSP, 엔젤로보틱스, 리노공업 5개사 가운데 올해 주가가 오른 종목도 엔켐과 리노공업 단 두 종목에 불과했다. 올해 6500억원이 가량의 개인 자금이 유입된 JYP Ent. 주가의 경우 올해에만 45% 넘게 급락했고 지난 3월 상장한 엔젤로보틱스도 상장 첫날과 비교해 절반 이상 고꾸라졌다.

코스닥 시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의 상대적 부진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7만8000원대에서 8만7000원대로 치솟으며 11.96%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28만8000원에서 19만100원으로 33.99% 밀려났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에코프로비엠을 필두로 한 국내 2차전지주들의 반등 기대감이 나오고는 있지만, 상반기 주가 부진을 메우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에 따라 중소형주와의 키맞추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 매수로 대형주가 크게 상승하면서 중소형주와의 괴리가 재차 크게 벌어진 상태"라면서 "지수 상승 부담을 단기적으로 소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소형주와 키 맞추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택 기자(mrk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