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애플 주가 급등하자 함박웃음 지은 관련주는
아이폰16 판매량 늘 것이란 전망에 분위기 반전
비에이치, 아이티엠반도체, LG이노텍 급등 출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난밤 미국 증시에서 애플 주가가 7% 이상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애플 관련 주식도 큰 폭으로 상승 출발했다. 애플 밸류체인 기업으로 꼽히는 비에이치, 아이티엠반도체는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 폭을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 기준 비에이치는 전날(2만750원)보다 2300원(11.08%) 오른 2만3050원, 아이티엠반도체도 전날(2만2100원)보다 3100원(14.03%) 오른 2만5200원에 거래중이다.
비에이치는 스마트폰의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애플에 공급한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애플에 배터리 보호회로를 공급한다.
앞서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24) 첫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애플 주가가 1.9% 하락하면서 국내 애플체인 기업의 주가도 하락한 바 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전날(11일) 1750원(7.34%) 하락한 2만2100원, 비에이치는 3200원(13.36%) 하락한 2만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의 인공지능(AI) 마케팅이 투자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애플은 WWDC 2024 기조연설에서 애플의 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소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텍스트 요약, 이미지 생성 등을 포함해 사용자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 음성 AI 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할 예정이다. 시리는 회의록 요약과 공유, 스케줄 생성은 물론 특정 자료를 이메일이나 문자, 사진첩 등에서 찾아준다.
가령 '엄마 비행기 도착 시간을 알려달라'고 말하면 이메일에 있는 항공편 정보를 통해 시간을 알려주고, 데리러 가는 일정을 이용자 개인 일정에 넣어준다.
시장에서는 애플 AI가 예상 범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나왔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AI 포지셔닝이 강력하다고 믿지만, 속도의 기대감은 낮출 필요가 있다"며 "기조연설 중에 나타난 애플의 주가 하락은 이벤트의 실현과 예상 수준의 AI 서비스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도 "애플의 AI 마케팅이 실패하면서 WWDC 직후 애플과 국내 밸류체인 주가가 하락했다"며 "이미 챗GPT (클라우드 AI)의 사용이 일상화된 개발자와 소비자, 투자자들에게 그에 못 미치는 디바이스AI의 기능을 어필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디바이스 AI에서 애플의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20여개 이상의 AI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경쟁사보다 효율성이 높은 AI모델을 가지고 있고, 아이폰 16으로의 교체 수요로 아이폰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인텔리전스는 예상됐던 기능들이었지만 실제 활용 방식이 다른 온디바이스 AI(모바일 기기 탑재 AI)와 달리 매우 효과적"이라며 "시리의 편의성 향상이 매우 매력적이며,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로 아이폰16 시리즈의 판매량도 전작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애플은 11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4.03달러(7.26%) 상승한 207.1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애플 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애플 밸류체인 기업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양새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 중인 LG이노텍도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날(22만9500원)보다 3만6500원(15.90%) 오른 26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