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1 액면분할 기대되네”…서학개미 엔비디아로 ‘우르르’
상승세 주춤…미 증시 시총 2위→3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 =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 = 연합뉴스]
하루 만에 미 증시 시가총액 3위로 내려온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액면분할 시행일이 임박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식분할은 주가에 호재인 데다 향후 주가 전망도 밝은 만큼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일주일간 서학개미의 순매수 종목 1위는 엔비디아로, 1억 8700만달러(25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액면분할을 앞두고 서학개미의 투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액면분할은 주당 가격이 낮아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져 통상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엔비디아 주식은 이날 10분의 1 액면분할 후 오는 10일부터 거래가 시작된다. 현재 약 1200달러(160만원)선인 주가가 120달러(16만원)선이 되는 것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거침없는 상승세로 애플을 제치고 미 증시 시총 2위 자리에 올랐으나 하루 만에 다시 3위로 내려앉았다. 미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 임박 소식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일부 지분 매각 전망도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은 내년 3월까지 엔비디아 지분 중 최대 60만주를 매도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올해 주가 추이. [사진 = 구글 파이낸스]
엔비디아의 올해 주가 추이. [사진 = 구글 파이낸스]
엔비디아는 AI 열풍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약 150% 상승했다. 연초 480달러(65만원)선이던 주가는 지난달 23일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서며 ‘천비디아’에 등극했고 이후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엔비디아 시총은 불과 1년 만에 1조달러(약 1373조원)에서 3조달러(약 4119조 원)로 불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미 증시 역사상 3번째로 시총 3조달러를 기록했으나 속도 측면에서는 두 종목을 크게 앞선다”며 “엔비디아는 시총 1조달러 돌파 이후 1년 만에 3조달러를 돌파한 반면 애플은 3년 8개월, 마이크로소프트는 4년 7개월이나 걸렸다”고 짚었다.
이제 시장은 엔비디아가 액면분할 이후 얼마나 상승할지 주목하고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강한 수요와 고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경쟁력이 주가에 반영되는 중”이라며 “당장 고성장 기대를 꺾을 요소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엔비디아의 시총 2위 안착 시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매분기 서프라이즈로 현재의 추정치를 상향 조정시킬 필요가 있다”며 “진정한 고점은 현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병목이 해소돼 빅테크들이 자체칩을 양산하기 시작할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