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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조 추정 석유·가스 매장"…관련주 연이틀 폭등

증권가 "아직 초기 단계…수혜주 찾기엔 일러"
"현재로선 한국가스공사 수혜 점쳐"
영일만과 연결된 포항송도해수욕장에서 카이트보드 회원들이 수면위를 달리는 모습. 사진=뉴스1
영일만과 연결된 포항송도해수욕장에서 카이트보드 회원들이 수면위를 달리는 모습. 사진=뉴스1
4일 에너지 관련주가 연이틀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거론하면서 기대감이 증폭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의 탐사 시추(정보를 얻고자 지하에 구멍을 뚫는 일) 계획이 실현될지, 혹은 실제 수익성이 있을지 여부와 관계없이 관련주에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증권가는 이제 '첫 단추'인 만큼 진짜 수혜주가 압축되기 전까지 더 지켜보자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15분 기준 강관 생산업체인 동양철관과 배관용 밸브생산업체인 화성밸브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상태다. 대동스틸(21.82%)과 하이스틸(16.85%), SK오션플랜트(10.1%), 휴스틸(5.99%) 등 그 밖의 강관 관련주들도 동반 급등 중이다.

정부출자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도 23% 넘게 뛰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부존량(원래부터 존재했던 자원의 양)이 확인되는대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100% 인수해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다.

대성에너지(22.93%)와 지에스이(18.83%), 경동도시가스(4.3%) 등 다른 가스 관련주도 크게 뛰고 있다. 석유류 판매업체인 흥구석유는 28% 폭등 중이다.

석유공업제품 생산업체 한국석유도 상한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석유는 아스팔트를 만들고 파는 회사다. 연말부터 탐사 시추를 시작할 공기업 한국석유공사와는 무관하다.

전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구성비는 천연가스 75%, 석유 25%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은 숙고 끝에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올 연말부터 매장량 매장 위치를 특정하는 탐사 시추 작업에 들어가면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나올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석유·가스 개발 계획에 대해 "매장 가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매장된 석유와 가스의 가치가 2000조원 이상이란 얘기다. 이에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가스업은 무려 8.74% 폭등해 전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증권가는 시추 성공 시의 수혜에 기대를 걸면서도 관련주 매수엔 조심스런 의견을 보였다. 석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 개발 등 세 단계로 진행된다. 현재로선 매장 가능성을 알아보는 물리 탐사 결과만 확인한 상황이어서 벌써부터 수혜주를 점치는 것은 성급하단 것이다. 개발 과정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10년 장기 프로젝트인데 성공률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석유·가스전 탐사의 시추 성공률을 20%로 점쳤다. 실패 확률은 80%란 얘기이기도 하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물리 탐사로 확인된 탐사자원량은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이지만 통상 최소치가 신뢰성이 높다"며 "가스·석유 공기업 수혜가 일부 예상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확신을 갖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실질적 수혜주 위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일단 증권가가 입모아 꼽은 수혜주는 한국가스공사다.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의 운반과 보관, 유통을 위해 추가 설비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

문경원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가 가스전 지분을 갖게 될지, 민간이나 외국 자본도 개발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공사가 육지까지의 파이프라인 설치를 담당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요금기저, 적정투자 보수 상승에 기대도 한국가스공사가 수혜주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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