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 천비디아 등극…서학개미 웃었다
SK하이닉스 '사상 최고가'…관련주 훈풍
[샌타클래라=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아마존을 추월한지 하루 만에 구글 모기업 알파벳까지 제치고 미국에서 시가총액(시총) 3위로 올라섰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미 캘리포니아 샌타클
[샌타클래라=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아마존을 추월한지 하루 만에 구글 모기업 알파벳까지 제치고 미국에서 시가총액(시총) 3위로 올라섰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미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모습. 2024.02.15.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애프터 마켓(장 종료후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등해 1000달러를 돌파하며 '천비디아'에 등극했다. 이에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한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수익에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21일 기준(T+3일) 엔비디아 주식을 91억8795만 달러(12조5600억)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테슬라(113억3505만 달러)에 이은 상위 2위 규모에 해당한다.
다만 서학 개미들은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식 5억4603만 달러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나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보유 주식을 홀딩(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차익실현이 아닌 보유하는 전략을 통해 수익률 극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1분기 매출액이 260억 달러(약 3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한 71억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246억9000만 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9억 달러(약 23조원)로 8배 급증해 월가 전망치인 128억3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도 461% 성장한 6.12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 전 엔비디아 주가는 932.49달러(-2.24%)까지 밀렸지만, 애프터 마켓에서 5%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인 100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이날 엔비디아가 10대 1의 주식 분할을 발표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추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 훈풍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엔비디아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주가는 23일 장초반 20만4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HBM 핵심 장비인 'TC 본더'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는 장중 3% 넘게 올랐고,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에 인쇄회로기판(PCB)을 납품하는 이수페타시스도 3% 이상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올해 HBM 예상 수요량 중 공급량이 60%(지난해 4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계 AI서버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엔비디아 핵심 공급망 업체로서 수혜가 지속되며 주가 리레이팅(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요한 기자(by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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