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HLB 쇼크에도 솟아날 구멍 있다…다시 한번 바이(Buy)요? [투자360]
시장 변동성에 유연한 대응 가능한
바이오 액티브 ETF 관심 높아져
이달 1·2위 자금 유입 모두 액티브 ETF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지난 17일 촉발된 바이오기업 HLB의 하한가 여진 우려에 바이오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HLB가 개발한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지 못하자 이틀 연속 하한가로 직행하면서다. 시장에선 이번 하한가 사태가 단기간 바이오 투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올 하반기 내 금리 인하·실적 개선 등 기대감에 힘입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종목을 담고 있는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4.84% 내렸다. 28종의 KRX 산업지수 중 ‘KRX 자동차’(-5.2%) 다음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KRX보험(8.2%), KRX필수소비재(3.7%), KRX반도체(1.8%) 등 21개 지수는 모두 오름세다. 같은 기간 HLB그룹주의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에선 ‘제약’(-10.4%)과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10.1%) 모두 -10%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 들어 수급이 개선되던 제약·바이오 섹터가 HLB 하한가 사태로 암초를 만났다. 지난 17일 HLB의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면서 승인이 불발된 것이다. 이에 HLB는 17일에 이어 20일에도 개장과 함께 하한가로 직행한 상태다. 하한가 여진 우려가 커지자 지난 17일 개인투자자들은 HLB와 HLB그룹주가 담긴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를 각각 36억원, 1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또 해당 ETF 유동성공급자(LP)들 역시 HLB와 HLB생명과학의 추가 하한가를 예상하고 ETF를 매도하면서 순자산가치(NAV)와 주가 사이의 괴리율(시총과 ETF 순자산가치의 차이)은 -0.17%(16일)에서 -9.4%(17일)로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괴리율은 ETF의 실제 가치인 NAV와 시장가격 간의 차이로, 괴리율이 0%에 가까워야 적정한 가격으로 볼 수 있다. 통상 ETF 거래 시 LP로 불리는 증권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물량을 사주거나 팔아주면서 괴리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그나마 ‘바이오 액티브 ETF’의 경우 펀드매니저들의 재빠른 포트폴리오 조정에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를 따라 종목을 고르고 투자 비중을 정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능동적으로 투자 종목을 고르고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 이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ETF’의 경우, 연초까지만 해도 HLB를 7% 가까이 담다가 이달 FDA 승인 여부가 발표되기 전인 13일부터 HLB를 포트폴리오에서 편출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이처럼 당분간 하한가 여파가 우려되는 만큼 바이오 액티브 ETF의 관심도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고 이달 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어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를 앞둔 만큼 ‘옥석 고르기’를 원하는 투자 수요가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 이달 들어 순자산이 늘어난 바이오 ETF 1·2위 모두 액티브 상품였다.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146억원),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110억원) 모두 각각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3위인 KODEX 바이오(36억원)과도 순유입 격차가 크다.
삼성액티브운용 관계자는 “미국의 견조한 고용과 높은 물가로 우려가 존재하긴 하지만 여전히 금리 인하 기대감이 뒷받침해준 상황”이라며 “액티브 ETF에선 글로벌 트렌드, 기업들이 가진 핵심기술과 경쟁력, R&D 성공확률과 시장성, 자본조달 이슈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핵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우량 기업들에 선별적으로 투자한다. 바이오 ETF에선 위기 관리 능력이 더 돋보일 것”이라고 했다.
유혜림 fo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