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12% 오를 때 코스피는 2%…美주식 사는 개미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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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초 이후 박스권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서만 2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미국 증시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92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반도체주가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590억원, 3700억원 순매도했다.
이 외에도 네이버(1760억원), 셀트리온(1130억원), 삼성중공업(960억원), LG전자(930억원)가 뒤를 이었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 주가가 기대보다 지지부진하면서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 등 성장주가 부진하다 보니 고위험·고수익을 얻으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자가 소강상태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주식으로 투자가 쏠리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4280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스타벅스로 108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을 각각 689억원, 687억원 순매수했으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384억원), 슈퍼마이크로컴퓨터(293억원), AMD(198억원) 순이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이동하는 배경으로는 두 시장의 수익률 격차가 꼽힌다.
연초 이후 코스피가 2.27% 오르는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0.62%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4.89%, 11.82% 오르면서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 장세 속에 업종 간 순환매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후로 변동성이 빈번하게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증시 밖으로 자금이 이탈하기보다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반기 리뷰, 국내 금융주 실적 등을 확인해가며 증시 내 업종 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하연 기자(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