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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 삼성전자 주가 '게걸음'…"왜 안 오르는거야"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
잠정 발표 후 주가 9% 하락

"금리인하 지연에 성장주 투심 악화"
"하반기 들어 HBM 경쟁도 심화될 것"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주가가 1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상승 움직임이 제한되고 있다. 이미 잠정 실적을 통해 실적 개선분이 주가에 반영된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의 경쟁 심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0일 오전 9시7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00원(0.26%) 오른 7만6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0원(0.11%) 상승한 17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931.87% 증가한 6조60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6조5700억원)보다 더 많은 이익을 올 1분기에 거뒀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성적(5조2000억원)도 1조원 이상 웃돌았다.

매출은 71조915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82% 늘었다. 삼성전자가 70조원대 매출을 회복한 건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4분기 영업이익 2700억원을 낸 이후 지난해 내내 분기마다 2~4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봐 왔다. 5개 분기 만에 다서 반도체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이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으로 흑자 전환했고, 스마트폰 사업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판매 호조로 이익이 증가했다"며 "환율 상승 영향으로 지난 분기 대비 영업이익에서 3000억원가량의 긍정적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일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전날까지 9.2% 떨어졌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하락이 성장주에 대한 차익 실현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며 "다만 AI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을 논하기에는 이른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AI 생태계 확장 지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반도체 신공장, AI 데이터센터 구축, 친환경 발전 확대 등은 과거 반도체 사이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수요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수혜가 분명하다"고 했다.

HBM 시장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HBM 시장이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올해 이후 HBM 시장은 여전히 AI 서비스 고객사 확대와 유즈케이스 증가와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급격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해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실적 호조가 나타났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잠재된 눈높이가 높은 것은 부담"이라며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HBM의 경쟁 심화가 가중되고 판매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올 2분기에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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