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 청약돌입, 공모주 ‘슈퍼위크’…올 들어 공모주펀드에 8200억 ‘뭉칫돈’ [투자360]
치열한 청약 경쟁에 공모주 우선 배정 펀드 관심↑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을 필두로 공모주 ‘슈퍼위크’가 열리면서 공모주 투자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IPO(기업공개) 시장이 때아닌 성수기를 맞으면서 올 들어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펀드에도 82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증권가에선 올해부터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이 5%에서 10%로 2배 높아진 공모주 하이일드(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높은 금리에 발행한 회사채) 펀드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투심 공략에 나섰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전체 공모주 펀드에는 8275억원이 새로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연초 2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전체 설정액은 현재 3조4405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1개월 동안 늘어난 자금만 3400억원을 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공모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세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는 같은 기간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시장 관심이 커진 배당주 펀드에 몰린 투자금(3497억원)에도 버금가는 수준이다. 보통 수백대 1에 달하는 청약 경쟁률 탓에 직접 청약보다는 펀드를 통한 간접 청약에 관심을 두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2분기부터는 HD현대마린솔루션을 필두로 ‘대어급 공모주’가 줄줄이 공모 청약을 기다리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공모주 펀드에 뭉칫돈이 몰린 배경은 때아닌 성수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들은 연초에 IPO 추진을 확정하고 4~5월 신규상장 절차를 밟은 뒤 하반기에 공모 청약에 나선다. 하지만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돼있던 코칩·민테크·이노그리드 등의 청약 일정이 대거 이달 중순과 하순으로 밀리면서 2분기 청약 공백기가 없어진 것이다.
특히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이 나서면서 투자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25∼26일 양일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5거래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8만3400원으로 확정했다. 기관투자자 배정물량 기준 경쟁률은 201.13대 1을 기록했으며 수요예측 참여주식 수를 확정 공모가로 환산한 참여액은 약 82조원으로 올 들어 최대 규모 딜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열풍에 힘입어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모주하이일드펀드는 국내 채권을 60% 이상, 특히 BBB+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보유해야 하는 펀드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있다. 올해부턴 이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이 5%에서 10%로 2배 높아지면서 신규 하이일드 펀드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달 KCGI자산운용과 대신자산운용 모두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를 새로 선보였다.
투자전문 자문사인 EPI어드바이저 신긍호 부사장은 “수요예측을 통한 공모주 가격이 지나치게 높지 않다면 신규 상장 종목이 늘어난 효과에 힘입어 공모주 펀드도 하반기에 양호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4~5월은 하이일드공모주펀드에 투자할 적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혜림 fo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