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3배 노린다”…진격의 서학개미, 하락장에도 ‘풀베팅’
SOXL·TMF 수익률 -5~15%…“반등 대응 시점”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와 중동지역 위기감 고조로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탄 가운데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하락장에 이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2부터 지난 18일까지 일주일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 상위 5개 종목 중 2개는 3배 레버리지 ETF였다.
이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1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 ETF’(SOXL)로 1억 227만달러(한화 약 14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테슬라(6360만달러, 877억원),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 ETF(2175만달러, 3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3배 레버리지 ETF는 상승장에서는 투자금 대비 수익을 3배로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 규모 역시 3배로 커지는 고위험 종목으로 통한다. 향후 증시 상승을 예상한 공격적인 베팅인 셈이다.
반도체주 상승 시 3배 수익을 얻는 SOXL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조정 받자 반등을 기대하며 적극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TMF는 만기 20년 이상인 미국채로 구성된 기초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미국이 더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사들인 것이다.
문제는 하락장이 이어지며 레버리지 ETF를 보유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일주일간 SOXL의 손실은 15.90%에 달했다. TMF는 5.23% 손실을 보였다.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은 것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미국채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반도체 슈퍼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실적 부진 소식에 대만 반도체회사인 TSMC의 연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까지 겹치면서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등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이란에 재보복을 감행하면서 확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 이후 반등에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이란의 직접적인 공격에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 만큼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반복되지 않는다면 미국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고금리 기조 장기화보다 중동과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점이 미국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