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선두주자 ‘엔비디아’ 주가 10% 급락...매그니피센트7도 일제히 하락
지정학적 위험 요인이 크다는 분석도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19일 10% 급락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미국 주식 강세를 주도해 온 ‘매그니피센트 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주가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 시에 위치한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본사 외부./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 시에 위치한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본사 외부./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10% 급락한 76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월 21일(674.69달러)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종가 기준 최고가였던 지난달 25일(950.02달러)보다 25% 가량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2조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엔비디아의 시총은 18일 기준 2조1020억달러였는데 19일 1조9230억 달러로 2150억 달러(약 296조원)가 날아갔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71% 상승(495.22→847.17달러)했는데 19일에만 10% 하락한 것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한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스케줄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에 더해 이스라엘·이란 분쟁 등 중동 긴장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꼽힌다. 고금리는 엔비디아와 같은 기술주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고, 국제 정세 불안은 주식시장 약세 요인이다. 이밖에 엔비디아가 설계한 AI칩 제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대만의 TSMC가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전년 대비 20%에서 10%로 하향 조정한 점도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엔비디아 외에 AMD(-5.44%), 브로드컴(-4.31%), 마이크론(-4.61%) 등 다른 반도체 종목도 낙폭이 컸다.
이날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주요 기술주들이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인력 조정에 이어 사이버트럭 리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테슬라는 1.9%대 하락했고, 아마존닷컴은 2.5%대 하락했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A는 1% 이상 내렸고, 애플 주가도 1% 넘게 빠졌다. 메타 플랫폼스(페이스북)는 4%대 급락했다.
뉴욕 월가에선 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지고,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간 급등세를 보인 기술주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샌더스모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미국 CNBC에 “이스라엘의 대응이 조용하게, 추가적인 악화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점을 깨닫고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면서도 “투자자들은 매우 불안하다. 그들은 의사결정에서 과거보다 지정학적 위험을 훨씬 크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as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