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항로 막히면 한국 넉달 못 버틴다"…정유주는 급등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처음으로 공습한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주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종 반사이익론이 부상한 것이다.
15일 오전 코스피에서 극동유화가 전 거래일 대비 8% 넘게 상승했다. 금호석유 {S-OIL} GS 등도 각각 2~5% 상승했다. 코스닥에선 흥구석유와 중앙에너비스가 각각 18%, 10% 이상 급등했다.
중동발 불안으로 시장에는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효과) 기대감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업종이 중동에서 원유를 사들여 국내에 들여오는 몇 달 간 원유 가격이 치솟을 경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앞서 이란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수백기를 발사했다. 이는 이란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이다.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이달 초 이스라엘이 폭격하자 복수전에 나섰다.
이란 측은 범서방권을 향해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출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위협 메시지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호르무즈-말라카-바시 해협을 거쳐 이어도 제주도 남방으로 이어지는 남방 항로에 원유 수입 물량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는 128.6일분의 석유를 비축(민간 비축분 제외)하고 있다.
하건형 신한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 도발 수위 확대 속 이란과 이스라엘간 전면전이 비화하면 에너지 공급 차질이 심화될 수 있다"며 "생산 위축보다 물동량 위축에 따른 공급 충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허 연구원은 "중동 전쟁으로 확전되면 바브엘만 해협(홍해)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