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전자 탈출’ 환호한 개미들 …갈아탄 종목서 또 물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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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8만전자'로 다시 복귀한 삼성전자(005930)에서 탈출한 뒤 후속 투자에서는 쓴맛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장중 8만원대에 진입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3조278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대감, 1분기 실적 개선 확인 등의 호재에 힘입어 7.03% 상승했다. 2021년 ‘9만전자’를 맛본 뒤 2년 넘게 5만∼7만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던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자 그동안 '물려있던' 개인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000660)(2639억원), 삼성전자우(005935)(2540억원)도 개인 순매도 종목 상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도 삼성전자 주식 1조1597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조533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 전체 순매수액(5조2060억원)의 87%에 달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후속 투자 성적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이는 삼성전자에서 다른 종목으로 갈아탄 개인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개인 순매수 1위는 LG화학으로 3505억원을 순매수했다. 주가는 46만500원(3월25일 종가)에서 지난 12일 39만3000원으로 14.66% 하락했다.
개인이 두번째로 많이 산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2823억원)도 41만4500원에서 37만1500원으로 10.37% 떨어져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SDI(006400)(2215억원·-17.49%), 카카오(035720)(1965억원·-11.06%), HLB(028300)(1721억원·-21.72%), 에코프로비엠(247540)(1513억원·-21.48%), LG전자(066570)(1426억원·-5.46%), 엔젤로보틱스(455900)(1362억원·-18.62%), HPSP(403870)(1317억원·-20.61%), NAVER(035420)(1278억원·-1.12%) 등 나머지도 모두 약세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14.26%에 이른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이 확실하지 않은 최근 장세에서 이익 모멘텀이 확실하게 살아있는 업종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 낙폭을 만회하는 힘이 컸다"며 "이를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투자에 참고할 만하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낙관적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싼 AI 주식"이라며 "2분기 엔비디아 HBM3E 최종 인증, AI 반도체 매출 비중 확대, 레거시 D램 공급부족 심화 등을 고려하면 경쟁사와 과도하게 벌어진 PBR(주가순자산비율) 밸류에이션과 주가 격차는 단기에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동휘 기자(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