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삼성전자의 시간…"메모리 수퍼사이클 시작됐다"[10만전자 언제]②
반도체 흑자전환에 실적 개선…"2분기 더 좋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를 보는 주식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다. 그동안 'SK하이닉스에 밀린 고대역폭메모리(HBM) 2등 회사'였다면 이제는 '10만전자를 앞둔 메모리 절대 강자'가 됐다.
이에 국내 증권사는 물론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삼성전자 목표가를 11만 원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반도체 하락 사이클이 끝나고, 다시 수퍼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 3일 삼성전자(005930)에 대해 "더욱 강력하고 길어진 메모리 업사이클과 매력적인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22% 상향 조정했다.
HSBC와 씨티증권도 지난달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1만원으로 제안했다.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고, 엔비디아에 HBM 공급이 임박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7000원으로 수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 후 "메모리와 모바일이 견조한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올라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5일 실적 발표 후 "메모리 업사이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목표가를 12만 원으로 올렸다. 같은 날 KB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6개 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해 실적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며 11만 원을 제시했다.
이외에 DS투자증권 10만9000원, 유진투자증권은 10만7000원, 미래에셋증권은 10만5000원을 삼성전자 목표가로 설정했다.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가 상승은 반도체 회복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까지 메모리 반도체는 팔면 팔수록 적자였지만, 올해는 가격이 회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메모리 하락 사이클이 끝나고 상승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낸드플래시는 22~28% 상승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올해 1분기 약 8000억~9000억 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간 15조 원의 적자를 낸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덕분에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익(6조5700억 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HBM의 엔비디아 공급 가능성 확대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위한 필수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에는 HBM이 함께 탑재돼야 한다.
그동안은 GPU 시장을 독식하는 엔비디아에 SK하이닉스(000660)만 HBM을 공급해 오면서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 우려가 확산됐다. 그러나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기대가 크다"고 발언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황 CEO는 삼성 HBM3E 12단 실물 제품에 '젠슨 승인(approved)'이라고 서명을 남기기도 했다.
덕분에 시장에서는 2분기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조1145억 원이지만,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온 만큼 눈높이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반도체 시장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도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신건웅 기자 (keon@news1.kr)
기자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