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 매출 급등에 주가 15% 껑충…하이닉스·삼성전자도 동반상승
마이크론 CEO “AI 붐의 가장 큰 수혜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서경원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마이크론의 매출은 전년 대비 60% 가까이 급등했다. 호실적에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5%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21일 장 초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동반 상승 중이다.
2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장 마감 후 이뤄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월가 전망치인 53억5000만달러를 훨씬 넘어선 58억2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36억9000만달러 대비 57%, 전 분기 47억3000만달러 대비 18.7% 증가했다.
이 기간 순이익은 7억9300만달러(약 1조630억원)로 1년 전 23억달러(3조831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42센트로 시장조사기관 LSEG 집계 전망치 25센트보다 높았다.
마이크론은 3분기에도 시장 전망치인 6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66억달러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3분기 EPS도 시장 예측인 9센트를 넘는 17센트로 전망됐다.
이 같은 어닝서프라이즈는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 하는 가운데 마이크론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2024년 HBM이 이미 완판됐고, 2025년도 물량도 대부분 할당된 상태다.
산제이 메로타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탁월한 제품 포트폴리오는 2024회계연도 하반기에 강력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마이크론은 AI 성장에 따른 가장 큰 수혜 기업”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다. 지난해 반도체 경기가 하강 곡선을 그리며 마이크론의 실적과 주가도 하락세였으나 이날 실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겨울도 끝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정규장에서 전장보다 2.39% 오른 96.25달러에 거래를 마친 마이크론은 실적 공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5% 넘게 추가 상승해 110달러에 거래됐다.
마이크론의 실적 개선세가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5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조 단위 영업이익 회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4분 현재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30% 오른 16만48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5% 넘게 올랐던 삼성전자도 2.21% 오른 7만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케이씨텍(6.92%), 디아이티(6.80%), 이오테크닉스(3.75%) 등 HBM 공정 관련 종목들도 함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수요 중심의 고수익성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을 통해서도 재차 확인될 만큼 산업의 확장세가 빠르고 강하다는 점에 주목해볼 만하다”고 했다. 업황 호조가 재차 확인되면서 이미 HBM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한 SK하이닉스는 물론 시장 진입 기대감이 부각된 삼성전자에도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경원 gil@heraldcorp.com
정목희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