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예금 빼서 ‘여기’ 넣어둘까”…5.7% 금리, 쫄보들도 할만하다는데
올 들어 3조4000억 발행
메리츠금융지주.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제공 = 메리츠금융지주]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사가 올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리는 가운데 자본성증권이 예금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고금리를 제공하는 매력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19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71% 수준이다. 영구채로 발행되는 은행 및 은행지주의 코코본드(조건부 신종자본증권)가 전체 발행의 54%를 차지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 만기는 30년 이상으로 영구적이지만 통상 첫 조기상환일에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5년 만기 상품으로 볼 수 있다.
현재 4대 시중은행 예금 이자가 최고 연 3%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4대 금융지주의 코코본드 발행 금리는 4.39~4.49%에 달한다. 5년 콜옵션 행사 가정 하에 동일 등급인 AA-등급 회사채보다도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난달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5.75%로 책정됐다. 신종자본증권은 3개월에 한 번씩 이자를 지급해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장기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져 코코본드의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장기 고정금리를 투자하는 채권의 경우 금리 수준을 오랜 기간 유지하면서 높은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코본드는 사전에 정한 발동요건(트리거)이 발생할 경우 상각되는 투자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국내 은행의 코코본드는 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경우 상각 조건에 해당되지만 높은 자본비율이 유지되고 있어 이같은 위험은 비교적 낮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은행금융지주의 단순 평균 총자본비율은 15.2%다.
올해 코코본드 발행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투자 기회도 많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행회사의 콜옵션 시기를 감안할 때 2019년에 발행됐던 코코본드의 첫번째 콜 데이트가 올해 돌아와 차환 목적의 발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지예 기자(bright@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