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양책 기대"…中 증시 최악 벗어나나
다만 증권업계는 중국의 부동산과 부진한 내수경기, 미중 갈등 등 근본적인 문제가 여전히 상존해 당장 중국 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3% 오른 2789.49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도 각각 4.04%, 4.81% 급등 마감했다.
앞서 상해종합지수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6거래일 동안 7% 넘게 빠지며 지난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저점으로 하락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주가 하락세가 심화하자, 시진핑 국가주석은 직접 증시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백관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중국 증시는 국부펀드 자금의 대규모 유입 소식과 시진핑 주석이 직접 증시 급락 문제를 보고받았다는 소식이 확산하면서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앙회금공사(국부펀드)의 CSI300 ETF 매수 발표,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공매도 및 주식 대차거래 규제, 운용사·증권사·사회보험기금 등 기관 자금의 증시 유입 방안이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매도 규제 정책으로 스노우볼(CSI500·10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 상품의 만기도래 리스크는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시 주석에게 최근 증시 상황과 부양책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은 공매도 규제 강화, 주식담보 대출 리스크 억제 방안 등의 추가 부양책을 공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의 추세적 상승에 대해선 신중론을 제기했다.
지난달말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 KPI(핵심성과지표) 항목에 시가총액 편입 ▲지준율 인하(50bp) ▲증안기금 투입 등의 주가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증시는 짧게 반등하고 다시 주저앉은 바 있기 때문이다.
백관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달 초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까지 단기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컨센서스 하회해 상해종합지수는 장중 심리적 지지선인 2700선이 붕괴되는 모습을 연출했다"며 "이는 부동산 리스크, 디플레이션 우려, 높은 실질금리 등 근본적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주택거래량과 디플레이션 우려 해소의 핵심인 돈육가격, 가계 소비 개선과 기업 유동성을 확인하기 위한 예금 및 대출 증가율에 관심을 가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추가 부양책이 추세적 반등을 지속할 수 있는 이벤트는 아니다"라며 "소비 회복을 통한 이익 반등이 전개될 수 있는 정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구조조정 성과와 주택 수요 진작 정책 효과가 증시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며 "배드뱅크 및 농촌상업은행의 통폐합과 부동산 구조조정과 1선 도시 주택의 구매제한 완화 등 수요 진작 정책이 효과를 거둘 경우 2분기부터 중국 증시의 반등 흐름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중국의 1월 제조업 PMI는 49.2로 예상치(49.3) 하회해 4개월째 위축됐다. 신규주문, 신규수출주문 등 수요 관련 항목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비제조업 PMI는 50.7로 예상치(50.6)를 상회해 서비스업 PMI는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배요한 기자(by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