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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실적 나왔다"…카뱅 개미들 드디어 '방긋'

'고평가 IPO'의 대명사로 불리던 카카오뱅크가 불을 뿜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급격하게 매수세가 몰려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정부 대환대출 적용 분야가 확대되는 추세라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7일 오후 1시 기준 카카오뱅크는 전일 대비 1100원(4.03%) 오른 2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6일 2만원 선이 깨진 후 약 48% 상승한 수치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무려 4조원이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34.9% 증가한 3549억원이라고 개장 전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785억원으로 35.5% 늘었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역대 최대 실적에 주가는 장중 3만1050원까지 치솟았다.

한때 '주가 폭락'의 상징처럼 인식되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주가 상승세는 의미가 크다. 2021년 공모가 3만9000원으로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단 2주 만에 9만4400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임원진의 스톡옵션 행사 논란으로 주가는 1년 만에 80%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그 이후에도 공모가 수준을 되찾지 못했다.

한시름 놓은 카카오뱅크 주주들은 이날 더 큰 상승폭을 기대하고 있다. 한 주주는 종목토론방에 '3만2000원까지 올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오랜 기간 많은 개미들의 미움을 받았지만 (주가는)이제 올라갈 때', '실적은 수급도 이긴다. 지금이 더 담아야 할 기회' 등의 의견도 있었다.

카카오뱅크의 실적 상승을 이끈 것은 주담대였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9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배 늘어났다. 전·월세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2조1000억원에서 12조2000억원으로 약 1천억원 증가했다.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58%에서 4분기 0.49%로 줄었다.

올해부터 정부 대환대출 플랫폼이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로 확대되면서 수익 개선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대환대출이란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아 이전의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것을 뜻한다. 채무자는 이 제도를 통해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은 인터넷 은행으로 기존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발 빠르게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와 ‘전월세보증금 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경쟁사보다 자기 자본비율이 높고, 많은 어플리케이션(앱) 사용자를 갖추고 있다"며 "대환대출 확대 이후 대출 규모와 이자 이익은 올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점차 높이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는 3만2667원으로 지난 1년간 약 20% 상승했다. 전일 종가 대비 아직 19%가량 상승 여력이 남은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뱅크는 PBR이 2배 이상인데도 저PBR주(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인 은행주에 묶이며 급등과 조정을 거치기도 했다"며 "현재 실적과 업황을 보면 향후 주가는 분명한 상승 추세"라고 전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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