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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이끈 코인시장...새해엔 '크립토 스프링' 기대감 [2023 증시결산⑤-가상자산]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고금리와 FTX 파산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비트코인이 되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탔다. 금리 인하 전망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 등이 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 테라·루나 사태로 시작된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화폐 혹한기)가 가고 ‘크립토 스프링’이 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 19개월 만에 5500만원 넘겨=27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8시께 4만2472달러(한화 5508만원)를 기록했다. 1만6500달러 수준이었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2.5배 가량 뛴 수준이다. 이달 들어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6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가상자산 시장은 투심이 얼어붙은 ‘크립토 윈터’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 3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은행 위기가 불거지면서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은행 등 전통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비트코인을 매력적인 대체 투자처로 인식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를 부추겼다.

여기에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전망이 투심에 불을 붙였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현물 ETF가 출시될 경우 대규모 기관 투자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내년 상반기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한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하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땡큐 비트코인”…온기도는 코인시장=비트코인발 훈풍에 이더리움은 물론 다른 알트코인들도 반사수혜를 누렸다. 알트코인 대장주인 이더리움은 올해 초 150만원대에서 거래되다 지금은 300만원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 다음으로 이더리움이 현물 ETF로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올 들어 솔라나도 10배 이상 폭등하면서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비트코인 가격이 뛰면서 시장에 온기가 돌았던 한 해”라며 “올 3월 글로벌 은행위기에서부터 6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친 결과”라고 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 전망에 대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다는 전망에 가격이 올랐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상방 움직임이 지속될 경우 대량의 숏 포지션 청산으로 인한 숏 스퀴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소 경쟁도 치열…국내 가상자산법 첫발=한편, 가상자산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국내 거래소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 10월 빗썸이 수익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수수료 전면 무료’라는 승부수를 띄우면서다. 지난달 빗썸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평균 20.1%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22.1%) 이후 18개월만에 점유율 20%대를 넘어선 것이다. 올 7월까지만 해도 빗썸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코빗은 지난 16일 밤 코인원을 제치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더해 위믹스 상장 및 에어드롭 이벤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거래량 상승으로 이어진 결과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점유율 변화가 수수료 무료 정책에 따른 것인 만큼, 지속가능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내용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도 국회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향후 제도권의 가상자산업 규제 및 보호를 위한 초석을 쌓았다.

유혜림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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