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다, ‘줍줍’하자… 개미들 사흘새 은행 ‘빚투’ 1조 급증
저점 판단… 신용대출·마통 급증
삼전 폭풍매수… 증시 불안은 여전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화면에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가 표시돼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1.68포인트(0.45%) 내린 2556.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화면에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가 표시돼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1.68포인트(0.45%) 내린 2556.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폭락과 반등을 오가며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만 닷새째 코스피 주식을 사 모으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 등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보고 ‘바텀 피싱(Bottom Fishing 저점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10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꺾이기 시작한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순매수했다. 모두 4조8000억원어치 코스피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는 역할을 했다.
개인은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에도 나섰다.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지난 6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84조5549억원으로, 지난 1일(84조1709억원)보다 3840억원이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5일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5일은 코스피가 8.77% 폭락한 날이다. 6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8조7012억원으로 5일 하루에만 4932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과 함께 증시 대기성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도 늘었다. 이달 초 54조6592억원 수준이던 예탁금은 6일 기준 58조9617억원으로 4조원 넘게 늘어났다. 지난 5일에는 59조4876억원까지 치솟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주식 투자를 위한 단기자금이 필요할 때 급증하는 경우가 있다”며 “예탁금까지 늘었다면 더욱 주식 투자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최근 5거래일 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3조1000억원어치를 샀다. 다만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11.6% 하락해 개인의 저가매수 시도가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어 개인은 SK하이닉스(7600억원) 아모레퍼시픽(2000억원) 기아(1000억원) 등을 많이 샀다.
개인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순매도 행렬을 이어왔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 기간 각각 3조원, 1조8000억원어치 코스피 주식을 내던졌다. 경기 침체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주식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광수 기자(gs@kmib.co.kr)
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