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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백종원 광고비 405억…약 아닌 물 파는 광동제약, 주가도 '비실'

[증권업계가 보는 광동제약의 딜레마①]
제주삼다수 광고모델 가수 임영웅./사진출처=제주삼다수 홈페이지 갈무리.
제주삼다수 광고모델 가수 임영웅./사진출처=제주삼다수 홈페이지 갈무리.

제약·바이오 업종이 하반기 증시를 이끌 새로운 주도주로 주목받는다. 관련주의 랠리에도 소외된 종목이 있는데 바로 광동제약이다. 제약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F&B(식음료) 부문이 매출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점, 저조한 R&D(연구·개발) 비용 투입이 주요인으로 지적받는다.

16일 코스피 시장에서 광동제약은 전날보다 150원(2.28%) 오른 6740원에 마무리했다. 이날 상승에도 1월 19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8500원과 비교해서는 21% 하락한 주가다. 지난 3월에도 8400원선까지 올라 반등을 시도했지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했다.

반면 다른 바이오주들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유한양행은 장 중 10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3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깼다. 삼천당제약도 지난 10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11.16% 뛰었다.

광동제약은 제약 부문보다 F&B 부문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광동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비중에서 먹는샘물 삼다수가 33.8%를 차지했다. 비타500류(10.9%·약국영업 제외), 옥수수수염차(4.8%), 헛개차(4.7%)도 비중이 높다.

병원 영업 부문의 면역주사제(백신류)는 6%를 기록했다. 전립선암, 유방암 등 함암제류 매출은 2.5%로 집계됐다. 그 뒤를 '혈관보강제' 베니톨(1.1%), '비타민D주사제' 비오엔주(0.4%)가 이었다. 쌍화탕류, 청심원류 등이 속한 약국 영업 합산 비중은 11.6%다.

광동제약이 R&D에 투입하는 투자 비용 자체도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해 광동제약의 연구개발 비용은 204억1000만원(별도)으로 매출액 대비 2.2% 정도다. 2021년(1.5%), 2022년(1.6%)과 비교해 소폭 늘긴 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다시 1.6%로 내려앉았다.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8.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15.75%), 동아에스티(16.3%), 유한양행(10.5%), JW중외제약(10.1%), 보령(6.04%), 삼천당제약(15.69%·별도) 등도 대부분 5% 이상의 비중을 보였다.

경옥고 광고모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출처=광동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경옥고 광고모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출처=광동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광동제약은 판매비와 관리비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본업인 제약 사업보다 F&B 매출 늘리기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광동제약의 별도 판관비는 23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원가량 늘었다. 그중 광고선전비는 405억원에 달했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F&B 브랜드들은 유명인을 모델로 발탁해왔다. 그간 카리나, 아이브, 르세라핌, 고현정, 백종원, 전소미, 아이유 등이 광동제약 제품의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광동제약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삼다수의 모델은 인기 가수 임영웅이 맡고 있다.

인기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 효과가 매출 개선에 도움이 되더라도 제약사로의 정체성은 희석되고 있다는 점이 부작용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도 광동제약의 주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으로 제약 성과가 아닌 F&B 제품 흥행 및 가격 인상을 꼽는 실정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F&B 제품으로 고정적인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면 기업에 나쁠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제약사로써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이 적다는 건 미래 성장 잠재력이 작다는 걸 의미할 수 있어 투자자 관점에서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광동제약은 '비(非)바이오' 이미지 탈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일 광동제약은 체외진단기기 기업 프리전시바이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약 170억원 규모다. 앞서 비엠스테이지, 씨티바이오 등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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