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경남 지점서 고객 대출금 100억 횡령…2년 전엔 700억 사고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리은행)
2년 전 약 700억 원 규모의 횡령 이슈로 금융권을 떠들석하게 만든 우리은행에서 또 다시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경상남도의 한 지점에서 100억 원 가량의 고객 대출금이 횡령된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피해 금액과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직급이 대리로 알려진 지점 직원 A씨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빼돌린 뒤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씨의 투자 손실은 약 60억 원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이번 사고를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은행 여신감리부 모니터링을 통해 대출 과정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A씨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한편 담당 팀장에게 거래 명세를 전달해 검증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이날 경찰에 자수했고, 우리은행은 상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횡령금을 회수하기 위해 특별검사팀을 해당 지점에 급파한 상황이다.
향후 강도 높은 감사와 함께 구상권 청구, 내부통제 프로세스 점검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철저한 조사로 대출 실행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며 "관련 직원에 대한 엄중 문책과 전 직원 교육으로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2022년 4월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 B씨가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8년 동안 8회에 걸쳐 697억 3000만 원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검찰은 최근 중형이 확정된 B씨 등에게 내려진 범죄수익 은닉 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B씨 등은 법원에서 징역 3~4년을 선고 받았다.
김진호 기자(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