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연 10% 이자 준대"…커플·가족도 '이 통장'에 돈 차곡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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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모임통장 특징/그래픽=조수아
은행권, 모임통장 특징/그래픽=조수아
돈이 모임통장으로 모인다. 동호회, 가족, 커플 등 구성원이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비를 넘어 '가족 생활비 통장'으로 진화했다. 신규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모임통장의 효과를 확인한 은행권은 '최고 10%'의 이자를 제시하는 등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8년 12월 출시된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가입자가 104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5000명 이상 모임통장에 가입한 셈이다. 모임통장 잔액은 7조3000억원으로 1년 사이 33%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의 금리는 연 0.10%로 입출금통장과 같다.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을 활용해 저원가성 자금을 조달하며 이자이익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6.8%로 은행권 전체 평균(39.2%)보다 높은 수준이다.
친목 모임의 회비 관리용으로 시작한 모임통장은 최근 생활비 통장으로 쓰임새를 넓혔다. 전체 계좌 개설 목적에서 친목이 가장 큰 비중(29%)을 차지하지만 가족·생활비도 26%에 이른다. 데이트통장으로 이용 중인 계좌도 10%를 차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모임통장 전용 체크카드인 '모임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올해 말까지 5만원 이상 결제하면 300원 또는 3000원의 캐시백(가맹점별 1일 1회)을 바로 지급한다. 전월 실적이나 일부 가맹점 외 업종별 제한 조건이 없이 캐시백을 받을 수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모임뱅크로 신규 자금을 모으자 다른 은행들도 모임통장을 출시하고, 기능강화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300만원까지 연 2%의 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적금과 비슷한 '모임비 플러스'를 활용하면 최대 연 10%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모임비 플러스'는 모임통장의 구성원이 많이 참여할수록 더 많은 금리를 받는 구조다. 기본 금리 연 2.0%에 전체 목표금액을 성공하면 연 3.0%, 성공한 인원 1명이 추가될 때마다 연 0.5%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최대 10명이 참여할 수 있다.
목표일은 30일 이상 200일 이하로 설정할 수 있고, 목표 금액은 최대 1000만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예컨대 부부가 함께 여행을 떠나기 위해 5개월 후 300만원 모으기를 목표로 했다면 매주 7만 1000원씩 21회 자동 이체된다. 목표금액을 채우면 최대 6%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 모임통장은 연 2%의 금리가 적용된다. 또 모임카드를 활용하면 1일 1회(월 5회) △음식점·주점(외식) △노래방·당구장(놀이) △이마트(장보기) 등에서 1만원 이상 쓰면 건당 500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1만원 미만 결제 시에는 건당 100원이 적용된다.
모임통장 경쟁에 시중은행도 가세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모바일앱인 하나원큐앱 전용 '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새로운 통장 발급 없이 기존에 사용 중인 통장에 모임 기능만 연결하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총무(모임장)가 모임을 만들고 모임원을 초대하면 회비 내역을 모임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고, 총무를 교체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DGB대구은행은 모임 전용통장 'iM모임통장'을 올해 초 출시했고, 국민은행은 'KB국민총무서비스'를 지난해 선보였다. 'KB국민총무서비스'는 기존에 쓰던 통장에 모임관리 기능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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