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채굴한 7600억어치 비트코인 실수로 버린 英 남성…“AI 기술로 쓰레기장 발굴”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실수로 버린 비트코인 8000개를 찾기 위한 한 영국 남성의 몸부림이 인공지능(AI) 부문 전문 지식을 갖춘 국제적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업적 프로젝트로 바뀌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직접 채굴한 비트코인 8000개가 든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실수로 버린 영국의 가상자산 투자자 제임스 하웰스의 상황이 대차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10분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952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웰스가 버린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7621억원 수준이다.
초창기인 지난 2009년부터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시작한 하웰스는 2013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뒤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찾다 충격에 빠졌다. 자신이 쓰레기로 착각해 버렸다는 점을 그제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웰스는 이후 영국 남부 웨일스의 한 쓰레기 매립지를 뒤지게 해달라고 10년 넘게 해당 관할 지자체인 뉴포트 시의회에 요구 중이다.
다만, 뉴포트 시의회는 이 같은 하웰스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립지에 쌓인 폐기물을 모두 파헤쳐야하는 상황인 만큼 지역 주민들이나 생태계가 오염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다 사실상 하드디스크를 찾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도 시의회가 해당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주요 요인이다.
다만, 가상자산 전문 매체 크립토뉴스플래시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하웰스의 계획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독일인 사업가 칼 웬데콘과 스위스인 사업 파트너 한스페터 야베르크가 하웰스를 후원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웬데콘과 야베르크는 하웰스의 잃어버린 비트코인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8명의 국제 전문가 그룹을 구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뉴포트 매립지 내 11만t 규모의 쓰레기를 체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로봇개들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해당 지역을 순찰하며 하드디스크의 행방을 찾는 것도 구체적인 계획안 중 하나라고 크립토뉴스플래시는 전했다.
매립지에 있는 쓰레기들을 모두 제거한 뒤 유독 성분들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은 물론, 폐기물 들의 일부는 재활용할 방침이다. 여기에 태양열 전지판과 풍력 터빈 등도 세워 매립지에서 신재생 에너지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쓰레기 매립지가 위치한 뉴포트 지역 주민 12만8000명에게는 모두 5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상금으로 제공하겠다는 것도 프로젝트팀의 구상이다 웬데콘은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며, 우리는 쓰레기 매립지를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웰스의 잃어버린 비트코인 8000개를 찾는 작업에는 1000만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간 역시 3년이 소요될 것이란 게 프로젝트팀의 설명이다. 웬데콘은 “벤처캐피털(VC) 투자자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준비 중이며, (시의회의 승인만 난다면) 당장 내일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하드디스크 손상 확률이 10~20%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매립지는 하웰스의 접근을 막기 위해 24시간 경비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