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무섭네, 한달새 5.6조 쑥”…꾹꾹 눌렀던 가계빚, 다시 상승전환
신용대출도 6개월만에 상승
대형 공모주 청약 수요 영향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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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이 5조6000억원 가량 늘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6개월 연속 잔액이 감소했던 신용대출이 공모주 투자 등 영향으로 반등한데다가, 신생아 특례대출 등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집계된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1939억원으로 3월 말 대비 5조6225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11개월만에 감소했던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40조244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5976억원이 늘어났고, 작년 11월 이후 계속 잔액이 줄었던 신용대출도 6개월만에 반등해 104조2974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이 6개월만에 증가한 것은 HD현대마린솔루션, 제일엠앤에스 등 대형 공모주 청약이 이번달 몰린 영향이 크다. 공모주 청약대금을 넣기 위해 일시적으로 신용대출을 당겨 쓴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라는 해석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대폭 늘어난 것은 지난달까지 기금 재원으로 취급됐던 정책자금 대출이 다시 은행재원으로 바뀌면서 나온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디딤돌·버팀목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은 연초엔 자체 재원으로 공급돼 은행 가계대출 실적에 포함되지 않다가, 이것이 소진되면 은행 재원으로 대출이 이뤄져 숫자가 잡힌다. 다만 이 외에도 봄 이사 수요 증가 등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은행권은 분석했다.
또 신규 정책 모기지 상품인 신생아특례대출이 공급되면서 이를 활용한 주택구입 수요와 대출 수요의 증가도 주담대 잔액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담대 금리는 상승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고,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 기조에서도 주담대 등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난데다가,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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