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주가, 민희진이 쥐락펴락?…1조 날렸는데 뉴진스 뜨자 '꿈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최근 행보와 관련된 키워드들이 하이브 주가를 사실상 쥐락펴락하고 있다. 모회사인 하이브와 갈등이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주술논란'부터 '뉴진스 컴백'까지 변수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사태 전 증권업계가 제시한 하이브 적정주가는 현재보다 40% 가량 높은 상태지만 지금이 매수시점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29일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4% 오른 20만5000원에 마감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에 대해 배임 혐의, 주술경영 의혹 등을 제기한 뒤 시가총액 1조원을 날렸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인적 리스크가 부각된 결과다. 다만 매수세가 다시 유입된 배경도 민 대표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 복귀곡 발표 이후 주가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뉴진스 복귀에 대한 기대심리가 이날 매수세를 되살린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27일 유튜브에 공개된 뉴진스의 신곡 버블검 뮤직비디오는 이날누적 조회수가 1400만회를 넘어섰다. 민 대표는 뉴진스를 멤버 구성부터 선곡, 보컬 디렉팅, 이미지 메이킹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프로듀싱한 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하이브는 민 대표와의 폭로 공방전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19일 대비 주가가 11% 넘게 빠진 상태다. 이에 시가총액은 1조621억원 증발했다.
하이브 측은 지난 22일부터 민 대표에 대해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했다. 25일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민 대표가 지인, 어도어 경영진 등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무속인에 의존하며 '주술 경영'을 펼쳤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이브와 대립하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4.25 /사진=이동훈
하이브와 대립하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4.25 /사진=이동훈
반면 민 대표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배임·경영권 탈취 의혹을 반박했다. 당시 민 대표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겨냥해 "실적을 잘 내고 있는 주주들한테 도움이 되는 사장(민 대표 본인)을 찍어 내리는 게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주술 경영 의혹에는 "지인인데 무속인인 사람"이라며 반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16개 증권사가 제시한 하이브 적정주가 평균은 30만7667원이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34만5000원을 적정주가로 제시한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폭로 공방전이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 멀티플(주가 배수)에 영향이 있어도 장기적 관점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매수구간"이라며 "뉴진스는 여전히 하이브 IP(지적재산권)"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해 하이브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이 높은 변동성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하이브와 민 대표 간 갈등도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민 대표 해임을 위해 추진하는 어도어 이사회 소집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이브는 이사회 무산을 대비한 임시 주주총회 허가 시청을 법원에 접수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종에 대해 "인적 리스크 확대 및 멀티 레이블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처음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2분기 이후 펼쳐질 모멘텀은 변함없기에 엔터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 의견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