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마감 D-1' 고려아연, 약세 속 변동성 확대 우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오른쪽)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오른쪽)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고려아연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려아연 주가는 최 회장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89만원)에 미치지 못한 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11시 42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60% 내린 86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개장 직후 86만3000원에 출발했다가 85만2000원~87만6000원에 사이에서 횡보 중이다.
고려아연은 전날 MBK파트너스(MBK)·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하루 만에 6.43%가 오르면서 반짝 강세를 띠었다.
MBK와 영풍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후 입장문을 통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고려아연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는 회사 큰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본질에 변함이 없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또 이번 공개매수에서 확보한 의결권 있는 지분을 바탕으로, 향후 펼쳐질 주주총회 표 대결이나 본안 소송전 등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고려아연 경영진은 MBK·영풍의 시장 교란 행위가 입증됐다며, 오는 23일까지 주당 89만원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완료하고 향후 의결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 역시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와 영풍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증권가에서는 고려아연 주가가 향후 급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양측의 맞불 공개매수로 한 달 만에 급등했기 때문에 제자리를 찾아가면서도 이번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고려아연의 불확실한 지배구조 노출돼 신사업 등 주요 의사결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주들이 부담을 안을 것이라는 해석에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4일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 지분 5.34%를 확보하면서 일찌감치 공개매수를 마쳤으며, 최 회장 측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는 23일 종료된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기 전 주가는 55만6000원(9월 12일)이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누가 승리하든지 기존 주주들이 재무 부담을 떠안게 됐다.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에 노출되면서 신사업에 대한 투자 등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제 투자자 결정과 더불어 법적 분쟁 절차 정도가 남아있다. 장내 매도를 염두에 둔 주주에게는 매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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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림(2kun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