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반등...“점진적 비중축소 기회삼아야”
모멘텀 양호 평가 속 ‘신중’ 전망
중국 증시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부동산 경기침체와 급증하는 가계부채 같은 구조적인 경기 둔화 요인이 개선되지 않으면서다. 기대심리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추세적 반등을 위해선 확인해야 할 관문이 남았다는 관측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선전종합지수는 증국 정부가 지난달 24일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뒤부터 같은달 30일까지 닷새 간 22.31% 올랐다. 이 지수가 1만선을 넘어선 건 지난해 10월(13일) 이후 약 1년여 만이다.
상하이종합지수와 CSI300지수는 같은 기간 13.98%, 17.37% 상승했다. 세 지수 모두 올 들어 최고치다. 경기부양책은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인하 등 약 190조원 규모에 달한다.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상품 수익률도 지난달 상위권을 석권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 이전부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투심이 몰린 영향이다.
국내 전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 10개 모두 중국 관련 상품이다. 1위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H)’로 72.46%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중국 빅테크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항셍테크 지수를 2배 추종한다. 2위는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로 62.28%, 3위는 ‘KOSEF 차이나A50커넥트레버리지MSCI(합성H)’로 40.11%를 올렸다. 상장지수증권(ETN) 전체 수익률 1~3위도 항셍테크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과 차이나A50 선물 상품이 각각 차지했다.
중국 경기는 여전히 경기침체를 가리키고 있다. 8월 소매판매는 3조 8726억 위안(726조 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2.5%)와 전월(2.7%)를 모두 하회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편의점 등 다양한 소매점의 판매세를 나타내는 내수 경기 지표다.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면서 시장 예상치(4.8%)와 전월(5.1%)에 못 미쳤다. 부동산 70대 주요 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3% 떨어져 9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 기관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는 주가 반등 모멘텀이 10월에도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의지로 인해 단기 수급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평가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반전에 대한 평가는 정책 효과와 대외 변수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4분기 장기 약세장 탈피 기대와 신규자금 유입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본토 거래대금과 위안화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부양책 초기 강도와 연속성을 지켜봐야한다는 관측이다.
10월 중순 전국인민대표회의 상임위에서 추가경정 예산과 내년 재정적자 설정을 관전 대목으로 꼽았다. 11월 미국 대선과 이후 추가 부양책 그리고 12월 경제공작회의 시점께 발표될 성장률 목표 설정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중국 증시 상승세 전환 조건으로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꼽았다. 문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 대한 접근은 올해 4분기, 연장될 경우 내년 1분기를 염두에 두고 통화정책 모멘텀을 발판으로 상승 폭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점진적인 비중 축소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이유는 구조적 경기둔화 요인이 해결되지 않는데 있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유동현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