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만 믿는다…다시 돌아온 2차전지의 시간
(고양=뉴스1) 김성진 기자 = 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오토살롱위크'에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전시돼 있다. 2024.9.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
(고양=뉴스1) 김성진 기자 = 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오토살롱위크'에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전시돼 있다. 2024.9.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고양=뉴스1) 김성진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가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2차전지 관련주들이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낮아진 전기차 가격과 함께 유럽의 보조금 지급 재개 등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전기차 성장세의 회복 여부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가를 변수라는 분석이다.
24일 오전 11시10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1만2000원(3.02%) 오른 40만9000원에 거래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국내 대표 배터리셀 업체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이 시각 각각 1.85%, 4.62% 상승했다.
소재 업체들도 강세다. 엘앤에프는 11%대 상승 중이고 에코프로, 동화기업, 신흥에스이씨, 솔브레인홀딩스, 엔켐, 에코프로비엠 등은 5~9%대 강세다.
이날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강세 배경에는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지난 23일(현지시간) 주가는 4.93% 급등했고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47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추정치인 46만대를 상회하는 수치다. 테슬라는 최근 2개 분기 연속 인도량이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할 경우 3개 분기만에 다시 성장세로 돌아선다.
캐즘 우려의 완화와 함께 2차전지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이 나오면서 주요 기업들은 최근 반등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 이후 약 2달 동안 30% 가량 반등했고 같은 기간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역시 30% 안팎으로 반등을 보였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의 속을 태웠던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반등을 시작해 현재 약 19% 올랐다. 엘앤에프도 같은 날 저점을 찍은 이후 현재 26% 정도 상승했다.
외국인이 실적 고점 우려가 불거진 반도체를 팔고 수급이 비어있는 2차전지로 옮겨간 것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한 달(8월23~9월23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7조6928억원, 1조8781억원 순매도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14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알테오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머티(903억원, 이하 외국인 순매수) 삼성SDI(588억원) SK이노베이션(403억원) 에코프로(370억원) 에코프로비엠(268억원) 등도 외국인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기차 캐즘 논란을 일으켰던 여러 요인들이 점차 해소되면서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이 다시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캐즘의 첫번째 요인인 가격 요인은 배터리 가격의 하락과 보급형 전기차 출시로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며 "미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GM 등이 전기차 투자를 다시 앞당긴 것은 수요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독일은 일몰됐던 전기차 보조금을 다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유럽 전기차 판매는 내년부터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2차전지의 반등이 펀더멘털이 아닌 저가매수에 의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전기차의 실적 회복으로 성장성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실적과 주가 반등을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전방 시장인 전기차 수요 회복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판매량 회복 시점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비중 확대 시점은 유의미한 월별 전기차 판매량 반등을 확인한 이후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일러스트=임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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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