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준율 인하에 환율 1330원대 등락…오후 ‘우에다 입’ 주목[외환분석]
달러·위안 7.07위안대 급등 후 반락
외국인 국내 증시서 2300억원대 순매도
오후 BOJ 총재 발언·호주 금리 결정 대기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30원대를 등락하고 있다. 중국이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전격 인하하자 위안화 변동성에 원화가 강하게 연동하는 모습이다. 오후에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엔화 변동성 확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중국 인민은행. (사진=AFP)
오전 위안화 변동성 확대
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5.9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85원 내린 1334.0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3원 내린 1333.6원에 개장했다. 지난 14일 새벽 2시 마감가(1334.8원) 기준으로는 1.2원 하락했다. 개장가 부근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오전 9시 반께부터 상승 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발표하자 오전 10시 10분께 1337.1원을 터치했다. 이후 환율은 다시 반락하며 1330원 초반대로 내려갔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은 이날 오전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4000억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 행장은 아울러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을 보고 시기를 택해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결정적인 역할을 견지하고 환율의 유연성을 유지하며, 위안화 환율의 기본 안정성을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14일물 금리를 1.95%에서 1.85%로 10bp 내리기도 했다.
그간 중국은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금리 인하에 신중하게 대응해왔다. 하지만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확인되면서 중국 역시 위안화 환율을 방어할 필요성이 낮아져, 경기 부양을 위한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모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준율 인하 이후 위안화는 급격히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위안 환율은 7.07위안대로 올랐으나 현재는 7.05대로 내려왔다. 엔화는 오후에 있을 BOJ 총재의 발언을 대기하면서 큰 움직임이 없다. 달러·엔 환율은 14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23일(현지시간) 저녁 11시 6분 기준 100.93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증시에서 순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800억원대를 순매도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500억원대를 순매수하고 있다.
분기 말을 맞아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은 크게 나오지 않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다른 모멘텀이 없어서 그런지 위안화 흐름을 (원화가) 완전히 따라가고 있다”며 “중국이 깜짝 부양책을 내놓긴 했지만 환율과 금리 시장에 주는 영향력은 제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1340원대에선 네고가 조금 있긴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니 결제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큰 쏠림 있는 수급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후 BOJ 총재 발언·호주 금리 결정 대기
이날 오후 1시 30분에는 호주 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결정, 곧이어 2시 5분에는 BOJ 총재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오후에는 달러화와 엔화 흐름에 환율이 움직일 수 있다.
호주는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향후 금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주 BOJ는 금리를 동결한 후 향후 금리 인상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우에다 총재는 “엔화 약세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며 추가 통화 긴축이 필요한지에 대해 “평가할 시간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우에다가 사실상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오후에는 호주 달러, 달러화, 엔화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환율은 1330원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BOJ 총재의 멘트가 얼마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일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윤(j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