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걸음’ 박스권 언제 탈출하나…증권가가 다음달 전망한 코스피 최고치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이달 2600선까지 밀린 코스피가 다음달 최고 2880대까지 반등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와 2차전지 등 금리인하 수혜주, 금융과 자동차 등 밸류업 수혜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4개 증권사가 제시한 9월 평균 코스피 예상치는 2570~2830으로 나타났다.
전날 코스피가 2674.31에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7.7% 추가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반면 코스피가 25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키움증권이 2580~2880을 제시해 상단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신한투자증권 2550~2850, NH투자증권 2600~2800, 상상인증권 2550~2800을 전망했다.
지난달에도 소폭 하락했던 코스피는 두 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동반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블랙 먼데이’로 불리는 지난 5일 장중 23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이후 오름세를 보였으나 다시 2700선을 내준 상태다.
시장에서는 미국 고용보고서와 미 대선 2차 토론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정치 이벤트들이나 역사적으로 부진했던 계절성이 다음달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불안을 유발한 미국 침체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인공지능(AI) 수익성 등 3가지 요소는 9월에도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라면서도 “내성이 생기고 있으며 9월 중 미국의 주요 실물지표 등 주요 이벤트를 거치면서 불안의 축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 업종으로는 금리인하 기대감 속에서 수출과 수주 모멘텀 등 이익 가시성이 높은 반도체, 바이오, 금융, 조선, 기계 등을 꼽았다.
다음달 중 발표될 ‘코리아 밸류업 지수’도 관심사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로 형성될 금융투자 자금 규모, 연기금 참여 여부가 결정적으로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라며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종목이나 업종들은 수급 관점에서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코스피 상반기 실적이 2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데 따른 불안감도 남아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간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낯설다는 점과 3분기 실적 기대치가 높은 점이 장애물”이라며 “만약 3분기 실적 부진과 계절적으로 반복되는 4분기 ‘어닝 쇼크’가 나타난다면 내년 상반기 주당순이익(EPS)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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