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딱 한 종목만 산다면"…여의도 '주식쟁이'에게 물었더니 [돈앤톡]
TP타워에서 바라본 여의도 전경. 사진=신민경 기자
TP타워에서 바라본 여의도 전경. 사진=신민경 기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피벗(통화기조 전환)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하반기 미국 등의 기준금리 인하가 전망된다. 경제환경이 바뀌는 '투자 환절기'에는 어떤 주식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여의도 증권가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운용사 대표들에게 '한 종목'만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추천했다. 9월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전망인 가운데 오는 10월10일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무인택시인 '로보택시' 공개를 즈음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다.
강 대표는 "지금까지 회사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짓누르던 요인들이 다음달부터는 반대로 작용할 것"이라며 "테슬라의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인 메가팩도 수익성과 성장성을 배가시킬 전망"이라고 짚었다.
강 대표는 현역 시절 채권·주식 모든 영역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넘겨받은 데 이어 현재는 한양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업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명인 안형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대표는 네이버를 사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용 통제로 이익 개선세가 가파른 데도 주가가 바닥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8%, 27% 증가한 6105억원, 4727억원을 거둔 바 있다.
그는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의 치열한 경쟁 등으로 우려가 과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는데 실적은 뚜렷하게 순항 중"이라며 "주가가 너무 빠진 만큼 지금 담으면 하반기가 편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증권사 주식 프라이빗뱅커(PB)로 시작해 여의도에서 '주식쟁이'로 이름을 날렸다. 국내 헤지펀드 강자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서 약 4년간 운용 업력을 쌓고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을 차려 독립했다. 그가 재직 기간 타임폴리오운용에서 거둔 누적 수익률은 298%에 달한다.
헤지펀드 시장에서 '슈퍼루키'로 불리는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는 오리온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오리온 주가는 올 들어 전날까지 약 19% 빠졌다. 지난 3월 항체약물접합체 신약개발사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자, 당초 제과 산업의 안정성을 누리기 위해 진입했던 외국인이 대거 매도한 영향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1.56%에서 전날 27.32%로 크게 줄었다.
백 대표는 "리가켐바이오 지분인수로 이종산업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실망매물이 과도하게 빠졌다"며 "우량한 회사를 싸게 잘 사들인 케이스라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현 주가 기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BLASH'(Buy Low&Sell High)란 회사 이름에 걸맞게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모운용사 설립 전까지는 DB금융투자 '증권맨' 생활에서 개인투자자로 전향해 수백억을 굴리는 '슈퍼개미'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