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라도 팔아야하나”…실적 먹구름에 미래도 우울한 ‘이 종목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 롯데쇼핑]
올 2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유통주의 주가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쇼핑과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끌어내리면서도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롯데쇼핑과 신세계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각각 33.87%, 21.75% 하락했다.
2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이들 주가는 올해에도 10% 이상 하락하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저평가주로 꼽히는 유통주는 올해 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예고에 지난 2월까지 상승 랠리를 펼쳤으나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통업체들은 잇따라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신세계의 2분기 영업이익은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할인이 끝난 영향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21.5% 감소한 11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8.9% 증가했으나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서 순손실 797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부진한 실적은 눈높이 하향 조정으로 이어졌다. 이날 5곳의 증권사가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 잡았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22만원으로, IBK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27만원에서 22만원으로 내렸다. 이외에도 신한투자증권(21만원→20만원), 상상인증권(25만원→22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 신세계]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 신세계]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은 소비 경기에 민감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장기화되는 소비 침체 영향이 불가피했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면세 회복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가 필요적하다”고 분석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점포 리뉴얼 등이 하반기 이후에도 예정된 점은 향후 매출 성장 전망에 긍정적이지만, 이에 수반한 각종 비용 증가는 이익 훼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가 상승 전환을 위해서는 본업 관련 이익 턴어라운드가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신세계의 실적이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는 증익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하반기부터 기저 부담이 소멸돼 3분기를 지나면서 실적 개선 가시성이 부각될 것이란 설명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장 큰 폭의 이익 개선 흐름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주가는 실적 부진을 충분히 반영한 상태인데다 올해 신세계가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주가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의 눈높이도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8만5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사업 정리 과정에서 처분 손실이 발생하며 당기순이익 적자 전환된 점은 다소 아쉬우며, 하반기 회복을 통한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 달성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2배 수준에 불과한 만큼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